경찰청 '동물학대사범 수사매뉴얼' 발간
사건 철저 조사·피해 동물 안전조치 등 담겨
앞으로 동물학대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보다 적극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11일 진선미(더불어민주당, 서울 강동구 갑) 의원실에 따르면 경찰청은 최근 '동물학대사범 수사매뉴얼'을 발간하고 일선 경찰서에 배포했다.
수사기관에서 동물학대범죄 관련 수사매뉴얼을 발간하기는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처음이다. 그만큼 동물학대사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졌으며 동물학대를 이전처럼 재물손괴 등 단순 범죄로 처리하고 넘어갈 수는 없게 됐다는 의미다.
수사매뉴얼은 일선 경찰관들이 동물학대 사건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하고 그 과정에서 동물의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여러 법률에 산재된 동물학대 관련 벌칙을 망라하여 종합적으로 해설하고, 피해 동물의 안전과 보호 최우선 원칙, 단속·수사경찰의 동물보호 자세 등을 수록했다.
또 사건을 담당하는 경찰은 매뉴얼을 통해 동물학대의 불법성을 가볍게 보는 언행을 삼가고, 악의적·조직적 동물학대에 대해 적극적 인지수사와 엄정한 사법처리에 나설 것을 지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피해 동물의 안전을 위해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하고 피학대동물에 대한 안전조치를 우선적으로 할 것을 지시하는 내용도 담겼다.
최근 몇년새 동물보호법 위반 사건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동물보호법 위반 검거인원은 2012년 138명에서 지난해 264명으로 3년 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들어 8월까지 이미 21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2% 늘었다.
반려동물의 수와 정책 수요는 함께 증가하고 있는 추세. 그러나 올바른 동물보호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동물학대 문제가 사회 이슈로 부각되고, 동물학대 행위가 범죄라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동물학대를 고발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동안 경찰은 동물학대범죄에 소극적인 것은 물론 체계적인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대부분 동물보호법이 아닌 재물손괴 등 타법을 적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동물학대사범 수사매뉴얼 마련을 촉구했던 진선미 의원은 "이번 수사매뉴얼 발간으로 동물학대가 중대한 범죄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사건 발생이 줄어들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동물권 보호를 위한 의정활동에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