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고양이는 대개 그 자리에 있다고 했다.
치킨집 아주머니는 6개월 동안 먹을 걸 줘도 절대 가까이 오지는 않는다며 듣는 데서 험담을 늘어놓더니 고기 덩어리 하나를 툭 내밀었다.
고양이는 꼬리를 빳빳하게 세우고 다가와 고기만 낼름 챙겨 사라졌다.
매일같이 만나는 사이에 통 애교를 부리지 않는 녀석이 아주머니로서는 서운했을 법하지만, 고양이 쪽에서는 어땠을까?
절대 친한 척은 하지 않는 그 고양이는 내일도 여느 때처럼 아주머니를 만나러 올 테고,
6개월간 우정인 듯 아닌 듯 이어온 만남은 아마 앞으로도 그런 방식으로 이어질 것이었다.
박은지 <흔들리지 마 내일도 이 길은 그대로니까>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