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와 반려견이 잘 지내려면? |
반려견 인구가 늘면서 개에게 물리는 사고도 늘고 있다. 2011년부터 작년까지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개 물림 사고는 총 2097건으로 2011년 245건에서 2013년 616건, 작년 676건이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10세 미만의 어린이가 개에게 물리는 사고가 404건(19.3%)으로 비중이 가장 많다.
키우던 개를 다른 곳에 입양 보내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아이가 생겨서 이다. 털 날림이나 위생 문제도 거론되지만 이처럼 아이가 혹시 개 때문에 다치거나 하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상당하다. 그렇다면 개는 어떤 경우에 아이를 공격하는 것일까.
최근 국내에 번역돼 나온 '개,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가'(소피아 잉 지음, 최윤주·김소희 옮김, 페티앙북스)에 따르면 개가 아이를 공격하는 경우는 크게 3가지라고 한다.
첫번째는 개의 추적 본능이다. 아다시피 개는 늑대를 조상으로 한다고 알려져 있고, 사냥개들이 많다. 개의 시선에서 볼 때 아이는 2kg 남짓한 무게에 버둥거래는 무언가다. 그 무언가의 냄새는 포유동물 같고, 살아있는 먹잇감처럼 소리를 낸다.
이는 개가 간직한 포식자로서의 본능에 방아쇠를 당기고 결국 아이에게 호기심을 갖게 된다. 처음에는 개는 같이 놀기 위해 아이에게 다가간다고 한다. 하지만 아이가 지레 겁을 먹고 소리를 지르며 팔다리를 허우적대는 것을 보면 개도 같이 흥분하게 돼 결국 공격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된다고 한다.
두번째 이유는 개가 아이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저자 소피아 잉은 강조한다. 개는 강아지 시절, 어른에 대해서는 인식과정을 마치지만 아이들을 많이 접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성인은 ‘안전한’ 것으로 여기는 반면 아이는 ‘외계인’으로 분류해 버린다.
아이는 호기심에 개에게 다가간다. 사실 아무거나 물고 빨고, 한시도 눈을 떼기가 어렵지 않은가. 아이가 개에게 계속 다가오면 개는 이 외계인인 아이에게 어쩔 줄 몰라 하고, 끝내는 물어 버리게 한다. 엄마아빠들은 아이가 개에게 심한 장난을 쳐도 그냥 놔둔다. 무슨 문제 있으랴 싶은 것이다. 개는 처음에는 참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세번째는 개가 느끼는 서러움 혹은 질투심(?)일 수 있다. 부모들은 아이가 생기면 개에 대해서는 다소 소홀해진다. 동생을 본 언니오빠들이 그렇듯이 말이다. 개가 새로 들어왔다면 서열을 명확하게 알려줬을 것이고 이빨을 동원해 문제를 확실히 바로잡을 것이다.
하지만 아이는 경고신호를 읽지도 못하고 주의를 기울이지도 못한다. 보호자는 오히려 개를 벌주어 더욱 화나게 만든다. 그렇기 때문에 보호자가 없을 때 곧장 공격성을 드러낼 수 있다.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개에게 예의와 자제심을 훈련시키고, 그에 따른 보상을 주면 된다. '부탁하기'를 통해 개의 자제심을 키워준다. 또 아기로부터 떨어져서 쉴 수 있는 개만을 위한 안전한 장소를 확실히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녹음된 아기 소리를 들려줘서 개가 아기 소리에 익숙해지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아이가 어느 정도 클 때까지는 개와 단둘만 남겨두는 것은 금물이란다.
한편 저자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아이를 공격하는 것은 어른도 벌벌 떨게하는 핏불테리어나 로트와일러 같은 사나운 개와 달리 포메라니언 처럼 작은 개가 범인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