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티즈의 탄생지로 일컬어지는 몰타섬은 로마제국 멸망 후 시칠리아 왕국과 성요한기사단(일명: 몰타 기사단)의 오랜 지배를 받게된다.
성요한기사단은 십자군 전쟁 때 예루살렘과 로도스 섬 등에서 이슬람군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는데, 몰타섬으로 옮긴 이후에도 북아프리카의 아랍 상인과 해군에게는 두려움 그 자체였다.
이렇게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성요한기사단의 몰타 무력 점령도 유럽 전역을 정복한 나폴레옹의 군대 앞에서는 바위 앞의 계란 신세였다.
하지만 프랑스에 잠시 점령당했던 몰타는 나폴레옹 패망 직후인 1800년대 초반 영국령이 된다.
그때부터 몰타는 164년이나 영국의 오랜 식민 지배를 받다가 1964년 드디어 독립한다.
특히 2차 세계대전 중에는 몰타가 영국의 식민지, 전략 거점지라는 이유만으로 독일군의 집중적인 공습을 받고 폐허가 되기도 했다.
몰타가 나폴레옹 패전 이후 프랑스령에서 영국령으로 바뀐 것은 말티즈 역사에서는 큰 획을 긋는 대사건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개들을 개발했고, 개에 대한 사랑이라면 그 어느 나라 국민들에게 뒤지지 않는 영국인들의 몰타 입성으로 말티즈는 세계적인 개가 된다.
19세기 프랑스인을 물리치고 몰타의 지배자로 등장한 영국인들은 말티즈를 영국과 세계에 소개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일으킨다.
특히 애견 사랑이 남달라서 중국의 페키니즈, 일본의 칭 등 주요 애완견 견종을 소개할 때마다 빠짐없이 등장해야 하는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도 말티즈를 특히 좋아했다고 한다.
영국에서 말티즈가 인기를 끌게 된 계기는 영국 식민정부가 빅토리아 여왕에게 말티즈를 헌상(獻上)하고 난 다음부터라고 한다.
필자가 포메라니안 애호가들은 빅토리아 여왕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는데, 말티즈 애호가들도 지금 자신이 키우는 개가 한국에 온 것에 대해 빅토리아 여왕에게 감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영국인들의 사랑 덕분에 말티즈는 미국, 캐나다 등 신대륙 국가에서도 인기 견종으로 급부상한다.
일부 애견 전문가들은 애완견계의 꽃미남 요크셔 테리어(Yorkshire Terrier) 개발 과정에서도 말티즈의 혈통이 일부 들어간 것으로 추정할 정도로 말티즈는 다른 소형 애견 품종 개발에도 활용되기도 했다.
빅토리아 여왕에 이어 유명한 말티즈 애호가라면 20세기 미국 최고 미녀 배우라고 필자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엘리자베스 테일러(Elizabeth Taylor)가 있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인 거스 히딩크 감독의 애창곡인 불후의 명곡 ‘마이 웨이’(My Way)를 부른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도 유명한 말티즈 애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