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일본 통신원] 우리집 막내 아닌 막내, 10살을 훌쩍 다롱이.
다롱이는 잘 때 마치 꿈을 꾸듯 잠꼬대를 하곤 한다. 혹시 10여년 전 지금은 세상에 없는 어미개와 자매와 함께 아웅다웅하며 살 던 때를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개의 과거에 대한 기억은 어느 정도일까. 강아지 때 일을 기억하고 있을까?
지난 10일 일본 반려동물포털 시포(sippo)에 개의 기억에 대한 글이 실렸다.
교토대학 심리학 연구소의 후지타 카즈오 교수에 따르면 현재 개의 기억에 대한 연구는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흔히 긍정강화교육이라고 하는 것 역시 개의 기억을 활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동물병원 근처에만 가도 몸서리 치는 개에게는 수의사와 수의테크니션이 간식을 주는 등의 방법으로 좋은 일이 일어나는 장소로 기억을 바꿔 놓는 것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실제 개가 물건의 이름을 몇 개까지 기억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도 진행됐다.
평범한 개라도 대략 1000개를 기억할 수 있다. 이 연구는 뽀로로라고 말하면 뽀로로 인형을 갖고 오는 것과 같은 음성의 기억으로 측정됐다.
특별한 훈련을 받은 개라면 1500개까지도 가능하다는게 이 연구의 결론이다.
그렇다면 과거는 어느 정도까지 기억할 수 있을까.
후지타 교수는 안내견들의 행동에서 10년 정도까지 가능하다고 본다.
안내견은 보통 퍼피 워킹이라는 훈련 과정을 거친다. 즉, 강아지 시절 일반 가정에서 사회화 교육을 받는다.
안내견 훈련소를 거쳐 시각장애인과 생활한 뒤 대략 10살을 넘어 은퇴한다.
그런데 안내견들은 은퇴 후 퍼피 워킹했던 주인과 다시 만났을 때 그 주인을 알아보는 경우가 많단다.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안내견 은퇴 후 퍼피 워킹시절의 주인에게 돌아가 노후생활을 보내는 경우도 있다.
개의 수명을 생각하면 치매에 걸리지 않는한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모든 생애를 기억할 수 있다고도 볼 수 있겠다.
한편 개는 청각과 시각 정보도 함께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후지타 교수가 개에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성의 고음을 들려준 뒤 할아버지의 얼굴을 보여 줬더니 깜짝 놀랐다.
분명 여성이 등장해야 하는데 다른 사람이 나타나 혼란에 빠진 것으로 해석됐다.
개의 기억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연구 분야다. 다만 개가 사람 말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단정짓진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