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지방의 모 동물원에서 어미 호랑이가 생후 20일이 된 자신의 새끼를 ‘출산후 스트레스’ 때문에 잡아먹은 사실이 있었다.
당시 일부 언론에서는 "매우 드문 일이 일어났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이는 매우 드문 일은 아니다.
필자가 어릴 때 키우던 고양이 나비는 몇 차례 새끼를 낳았다.
나비는 당시 겨울에도 따뜻한 부엌 아궁이 옆에서 살았다.
그런데 나비의 새끼들은 일주일 안에 모두 사라지고 말았다.
필자를 포함한 가족들은 이상해서 나비의 집 근처를 조사하여 보았다.
나비가 사용하는 담요 주변에는 혈흔(血痕)과 함께 고양의 새끼의 신체 일부가 보였다.
과천과학관에 전시되어 있는 호랑이 박제 |
후일 동네 수의사 선생님에게 이 상황에 대해 물어 보았다.
수의사 선생님은 "고양잇과동물 중 일부는 ‘출산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심한 경우에는 자기 새끼를 물어 죽이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잡아먹기도 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귀여운 새끼 고양이를 키우지 않고 물어 죽인 나비가 미웠다.
하지만 수의사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는 '나비가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구나' 하는 안쓰러움이 생겼다.
귀한 호랑이 새끼를 앞으로 더 이상 잃지 않기 위해서는 출산후 예민해진 어미 호랑이와 저항할 만한 힘이 없는 새끼들을 분리시키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리고 호랑이 새끼는 가급적 사육사가 인공포유를 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