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사연인지 꽤 나이를 먹고 우리 집에 왔던 ‘단쓰’. 내 어릴 적 좋은 친구였던, 그 늙은 암고양이 이야기를 언젠가 꼭 쓰고 싶었습니다.”
일본의 세계적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첫 번째 그림책 <후와후와>를 쓴 배경이다.
애묘인으로 알려진 하루키는 자신의 첫 그림책의 주인공을 유년 시절 기르던 고양이 친구 '단쓰'로 골랐다. 이 따스한 이야기에 안자이 미즈마루가 그림을 얹었다.
하루키는 "나는 온 세상 고양이를 다 좋아하지만, 지상에 사는 모든 종류의 고양이 중에서도 늙고 커다란 암고양이를 가장 좋아한다"는 문장으로 독자를 유년의 풍경으로 초대한다.
따사로운 햇볕이 내리쬐는 툇마루에서 고양이와 소년이 도란도란 우정을 쌓는 풍경이 펼쳐진다.
이러한 느낌을 잘 설명하는 것이 책 제목이기도 한 '후와후와'라는 단어다.
우리말로 '폭신폭신'을 뜻하는 의태어로, 구름이 가볍게 둥실 떠 있는 모습, 소파가 푹신하게 부풀어 있는 모습, 고양이털처럼 보드랍고 가벼운 무언가의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다.
하루키는 이 말을 통해 늙고 커다란 암고양이 단쓰와의 추억을 실어나른다.
귀여운 삽화도 인상적이다. 더구나 이 삽화를 그린 미즈마루가 2014년 별세하면서 이 책은 하루키와 미즈마루가 함께 만든 유일한 그림책이 됐다.
글쓴이 무라카미 하루키/ 그림 안자이 미즈마루/ 출판 비채/ 가격 8,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