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리히大 연구 결과
음식 치워 버리는 타인에게 거짓 정보 제공
개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사람을 의도적으로 속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학술지 ‘동물인지(Animal Cognition)’에 실린 논문에서 반려견 27마리를 대상으로 이틀간 개 인지 실험을 진행했다.
개 한 마리당 항상 간식을 주는 주인과 간식을 가져가 버리는 타인을 짝지었다. 개는 경험을 통해 둘 중 누가 협조적이고, 비협조적인지 인지한 상태다.
그리고 개에게 파트너 1명당 1번씩 상자를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을 줬다. 상자 3개는 각각 맛있는 소시지 상자, 개 비스킷 상자, 빈 상자다.
첫날 실험에서 개들은 주인을 소시지 상자에 데려간 경우가 예상보다 많았다. 타인을 소시지 상자에 데려간 횟수보다도 더 많았다. 주인을 소시지 상자에 데려가면, 주인은 개에게 소시지를 줬다. 타인을 데려가면, 타인은 소시지를 가져가 버렸다.
둘째 날 실험에서 소시지 상자에 주인을 데려간 횟수는 더 늘었다. 놀라운 점은 개가 타인을 선택한 경우, 소시지 상자가 아니라 빈 상자에 데려간 횟수가 늘었다는 점이다. 타인이 소시지를 가져가지 못하게, 빈 상자를 선택한 것이다.
취리히 대학교의 마리안 헤버라인 교수는 “이 결과는 개가 협조적인 파트너와 경쟁적인 파트너를 구별하고, 그에 맞춰 행동하는 유연성과 기만전술을 쓸 줄 안하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놀란 지점은 개가 사람을 속인다는 사실이 아니라 속도였다. 하루 만에 많은 개들이 최선의 선택지를 알아냈다. 주인을 소시지 상자에 데려가고, 타인을 빈 상자에 데려가는 것이다. 원숭이가 최선의 행동을 알아내려면, 적어도 수십차례 실험을 반복해야 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