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들 가운데 싱크대 수돗물만 마시는 고양이들이 있다. 낙천적인 집사는 변기물만 아니면 되지 생각하고, 귀엽게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고양이가 싱크 개수대에 발을 담근 순간, 재앙이 시작될 수 있다. 집 안 곳곳에 김치 국물 발자국이 생기거나, 설거지 하려고 쌓아둔 그릇이 깨지거나, 심한 경우 고양이가 다칠 위험도 있다. 고양이가 하루에 물을 얼마나 마시는지 점검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반려동물 전문 매체 벳스트리트가 지난 22일(현지시간) 고양이가 싱크대 수돗물을 먹는 버릇을 고치는 방법을 소개했다.
먼저 고양이가 왜 물그릇을 기피하는지부터 알아봐야 한다. 고양이가 병으로 인해서 수돗물을 마시는 경우인지 확인하기 위해 동물병원 검진부터 받는 것이 좋다. 만약 병이 아니라면, 안심하고 다른 요인들을 확인해볼 수 있다.
우선 물그릇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 점검해보자. 고양이는 높은 장소를 좋아하기 때문에 바닥에 놓인 물그릇보다 싱크대 위의 수돗물을 더 매력적으로 여길 수 있다. 물그릇 위치를 높였는데도, 수돗물 애착이 계속된다면, 높이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물그릇의 위치가 사람의 동선과 겹쳐서, 붐비고 시끄럽고 정신없는 위치라면, 고양이가 피할 수 있다. 자녀나 다른 반려동물과 함께 쓰는 공간에 물그릇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붐비지 않고 조용한 싱크대 수돗물로 발길을 돌린 것이다.
높이 문제인지, 붐비는 장소 문제인지 확인하기 위해 물그릇 위치를 여기저기 바꿔서 고양이 반응을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고양이를 많이 키우는 경우라면, 물그릇을 여러 곳에 두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물그릇 위치는 배변함과 멀리 두는 것이 기본이다. 화장실 옆에서 밥 먹고 물 마시기 싫어하는 것은 사람이나 고양이나 마찬가지다.
물맛의 문제일 수도 있다. 수돗물이 그릇 속 물보다 더 맛있어서, 싱크대를 찾아가는 경우도 있다. 보통 물그릇에 냄새가 밸 수도 있고, 먼지나 털이 떠 있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 주기적으로 물그릇을 설거지 해주고, 물을 자주 갈아주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물그릇을 싫어해서, 회피하는 경우도 있다. 사기, 플라스틱, 유리 등 다양한 소재의 물그릇으로 실험해 보면, 이 경우인지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플라스틱 물그릇에는 냄새가 잘 배고, 철제 물그릇은 발톱에 긁히는 소리가 시끄럽다고 싫어하는 고양이들이 많다. 도자기 물그릇은 냄새도 잘 안 배고, 편안해서 비교적 물그릇으로 적합하다.
담긴 물보다 흐르는 물을 더 좋아해서 문제가 생긴 경우도 있다. 야생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고인 물보다 흐르는 신선한 물을 선택한다. 이런 경우라면, 물그릇보다 반려동물 분수를 설치해서, 문제를 해결하면 된다.
분수를 설치하기 힘든 환경이라면, 물그릇 근처에 간식을 둬서 고양이를 물그릇으로 유인하는 방법도 있다. 특정한 맛을 좋아하는 고양이라면, 물에서 그 맛이 나도록 안전한 식용 첨가제를 타는 것도 해법이다.
싱크대를 놀이터로 여기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푸드 퍼즐이나 숨바꼭질, 규칙적인 놀이시간 등으로 정신적 자극을 줘서, 싱크대에 정신을 뺏길 틈이 없도록 만들면 된다.
칭찬도 좋은 해법이다. 고양이가 물그릇에서 물을 마실 때마다 간식을 주고, 쓰다듬으며 칭찬해주면, 물그릇으로 발길을 자주 돌리게 된다.
반대로 고양이가 싱크대에서 수돗물을 마시면, 수돗물을 잠그고 나서 고양이를 쳐다보지도 않고 가서, 고양이를 무시하는 행동을 보여준다. 그러면 고양이가 주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수돗물보다 물그릇을 더 찾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