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새, 벌레. 고양이가 주로 내미는 선물들이다.
집사 입장에선 다소 징그러워 보일 수 있지만 그 마음이 고마워 쓴웃음(?)을 짓곤 한다.
하지만 세상에 박력 있는 고양이만 있는 건 아니다.
이렇게 낭만적일 수도 있다. 오늘 소개할 고양이 '코코' 얘기다.
받는 집사의 마음은 물론, 보는 이들까지 감동하게 한 선물. 코코가 입에 물고 온 건 동백꽃 한 송이였다.
집사 손호익 씨는 어머니가 가족 채팅방에 올린 코코 사진을 보며 눈을 의심했다.
어머니는 '코코 동백꽃 꺾어서 내 앞에 놓는다'는 메시지와 함께 꽃을 문 코코의 사진을 보냈다.
호익 씨는 "원래 저랑 살다가 시골에 계신 어머니와 살게 됐는데 쥐도 잡아다 주더니 이제 꽃도 꺾어다 주네요"라며 "저랑 있을 땐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는데 은근 질투가 났어요"라고 미묘한 감정을 전했다.
하지만 압권은 호익 씨 누나의 반응이었다. "코코가 남친보다 낫다"는 한마디에 가족들 모두 포복절도했다는 후문이다.
코코는 새끼 길냥이 시절 호익 씨의 누나를 쫓아와 집으로 들어오게 됐다.
현재는 경남 진주의 전원주택에서 살다 보니 마당을 아지트 삼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외출냥이'로 지내는 중이다.
호익 씨 어머니는 코코 말고도 '째째'라는 이름의 고양이도 키우고 있지만 녀석은 전형적인 쉬크냥. 밥 먹을 때 말곤 얼굴을 볼 수 없다.
코코는 다르다. 부엌에서 낮잠도 자고, 빨래 밑에 숨어 있다가 어머니를 놀래키기도 하고, 꽃도 물어온다.
"어머니가 대놓고 자랑은 안 하지만, 항상 코코 사진을 보내세요. 동백꽃 물어왔을 때도 내심 기뻐하시는 것 같았어요"
호익 씨가 이 말을 하는 와중에도 가족 채팅방에는 코코 사진이 올라왔다. '낮잠 잔다'는 소식과 함께.
낭만 고양이 코코가 다음엔 무슨 선물을 준비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