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가 자가진료 금지 시행을 앞두고 일반인의 직접주사 허용을 막기 위해 전면전도 불사하는 모양새다.
농림축산식품부를 상대로 허용 방침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는 한편, 그간 끊임없이 자가진료 금지에 반대해왔던 동물약국협회에 대해서도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동물약국협회는 돈이 없어서 동물을 키우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면서 자가진료가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대한수의사회는 30일 산하 학술홍보위원회 명의로 낸 성명에서 동물약국협회를 강하게 비난했다. 동물약국협회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일반인들을 오도하고 있으며 결국 동물학대마저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최근 동물약국협회는 동물권의 보호와 동물복지의 증진을 위한 수의계의 행동에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며 "직능단체로서 의견을 밝히는 것은 당연한 권리이나 동물 생명의 존엄성을 무시하고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 본인들의 이익만을 좇는 그 행태는 심히 유감스럽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위원회는 "지난해 '강아지 공장' 문제는 사회적 공분을 샀으며, 유기견 '토리'가 청와대에 입양되는 등 동물보호 및 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맞추어 동물보호법 개정안 발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반려동물의 자가진료를 제한하기 위한 개정된 수의사법 시행령이 시행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동물약국협회는 응급치료 포기, 예방접종 포기로 동물들이 고통 받을 것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며 응급처치행위가 당연히 허용되는데도 불구하고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회는 또 "인슐린, 성장호르몬, 발기부전 치료제 등 사람의 경우를 예로 들며 약사의 복약 지도를 받아 환자나 보호자가 직접 투약하고 있다는 동물약국협회측의 발언은 약사로서의 전문성마저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며 "이들 모두 '전문의약품'으로서 의사의 처방 없이는 사용할 수 없는 약들"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무분별한 동물용의약품의 사용을 막기 위해 도입된 수의사 처방제도마저 극렬히 반대하고 결국 약국 예외조항을 관철시킨 것이 약사단체"라면서 "오로지 본인들의 이익만을 앞세워 자가진료를 조장하는 동물약국협회는 동물을 생명으로서 보지 못하는 스스로의 시각을 드러내고 있고, 동물학대를 조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위원회는 "주사행위는 법적으로도 이견의 여지가 없는 진료행위로 어떠한 협의의 대상도 될 수 없는 수의사의 존재 이유"라면서 "우리는 무자격자의 주사행위를 허용하자는 움직임을 동물학대 행위로 강력히 규탄하며 동물의 건강증진을 책임지는 수의사로서 추호도 물러설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동물의 건강증진을 위한 동물의 진료에 있어서 독점은 있을 수 없으며, 오로지 동물을 위하여 전문가에 의한 진료만이 있을 뿐"이라며 "동물약국협회는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자가진료 제한 반대 등 동물학대를 조장하지 말고 동물보호를 위한 사회적 움직임에 동참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