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정말 다 먹었단 말야?"
지난 10일 서울의 한 동물병원 수의진들은 엑스레이를 찍어보고는 깜짝 놀랐다.
이날 오전 몸무게 4~5킬로그램의 3개월령 프렌치불독이 병원을 찾아왔다.
보호자는 이 녀석이 밤새 치킨을 먹은 것 같다고 했다. 조금 말이다.
수의사는 그 말을 믿고 한두개 정도 먹었겠거니, 닭뼈를 꺼내는데 길어도 20분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했다.
닭뼈 삼킴사고는 종종 일어나는 사고다. 주인이 주지 않더라고 냄새를 맡고 휴지통을 뒤져 먹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자칫 날카로운 부위가 속을 찢어 놓을 수도 있으므로 제거해줘야 한다. 이 녀석도 내시경으로 꺼낼 수 있을까 했지만 상황은 그렇지 않았다.
배밖으로 닭뼈가 만져질 정도였고, 윗속 상태를 보기 위해 찍은 엑스레이에는 닭뼈가 한 뭉터기였다.
결국 개복수술을 하고 닭뼈를 늘어놓고 보니 한가득이었다.
닭다리만 최소 3개. 대강 한 마리 반을 먹은 것으로 추정됐다. 몇 개의 뼈는 날카로와서 자칫 속을 찢어 놓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이 녀석은 닭뼈를 빨리 제거해서 건강에 별 이상은 없었다.
진료를 맡은 수의사는 "이번 경우도 그렇지만 시츄 등 일부 견종은 식탐을 제어하지 못한다"며 "분쇄될 수 있는 뼈가 있는 음식을 방치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