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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루트 외곽 마을에서 발견된 유기견 본도크 |
장난감 총알 수십발을 맞아 이마에 구멍이 패인 유기 강아지가 여전히 사람을 사랑하면서 삶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반려동물 전문 매체 더 도도가 지난 17일(현지시간) 전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 마을. 아말 안다리와 친구는 차를 몰고 가다가 길가에서 유기견 한 마리를 발견했다.
안다리의 친구는 안다리에게 차를 멈추고 강아지에게 물을 주자고 제안했다. 동물보호단체 ‘애니멀스 레바논’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안다리도 흔쾌히 동의했다.
차 속력을 늦추면서, 둘은 강아지의 이마에 난 상처를 발견했다. 생후 2개월 된 강아지의 이마에 큰 구멍에 패여 있었다.
안다리는 “우리는 강아지 이마에 난 구멍을 봤다”며 “우리가 차를 세우고 강아지에게 걸어가자 강아지는 조금 두려워했지만, 우리 목소리를 듣더니 꼬리를 흔들고 천천히 다가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안다리와 친구는 강아지에게 물을 주면서, 마을 사람에게 강아지가 왜 이렇게 됐는지 물었다. 마을 사람들도 개끼리 싸웠다고 추측하거나, 모른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안다리와 친구는 개싸움으로 이마에 원형으로 상처가 생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둘은 강아지를 베이루트 시내 동물병원에 데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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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 본도크의 방사선 사진. 장난감 총알 수십발이 몸에 박혀 있다. |
동물병원에서 끔찍한 사실이 드러났다. 강아지의 방사선 사진에 장난감 총알 수십개가 나왔다. 마을 아이들이 강아지에게 장난감 총을 쏴서, 이마에 원형으로 상처가 생긴 것이다. 게다가 한 쪽 눈에도 총을 맞아, 눈까지 멀었다.
레바논은 시리아와 이스라엘 인접국으로, 전쟁과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이 유기견들에게 총을 쏘는 장난은 일상이라고 안다리는 설명했다.
강아지의 몸속에 총알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제거할 수 없었다. 수의사는 표피에 있는 총알은 그대로 두고, 이마의 상처를 치료하고 항생제를 처방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강아지가 파보 바이러스(parvovirus)에 감염된 상태란 점이다. 안다리는 “수의사가 우리에게 강아지가 살 확률은 25%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안다리와 친구가 물을 주려고 차를 세우지 않았다면, 강아지는 성견이 되지 못한 채 죽을 운명이었다.
하지만 안다리와 친구는 강아지를 포기하지 않았다. 둘은 강아지에게 ‘본도크’라고 이름 지어주고, 극진하게 보살폈다. 본도크는 나흘간 사경을 헤맸다. 안다리는 “본도크는 살길 원했고, 삶에 대해 의지를 가졌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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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되찾은 본도크. 이마의 상처가 거의 아물었다. |
본도크는 이겨냈다. 동물병원에서 한 주간 입원한 뒤에, 안다리 친구의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 집에서 다른 개들 2마리와 함께 건강을 완전히 회복했다.
안다리는 “본도크는 활동 과잉이라고 할 정도로 항상 에너지가 넘치고 항상 놀고 싶어 한다”며 “친구 집의 다른 개들이 짜증을 낼 정도”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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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아진 본도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