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가족 구성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특별한 날을 반려견과 함께 찍는 사진으로 기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견주들이 반려견의 생일이나 출산 등은 물론, 일상생활이나 여행에서 찍는 사진들은 이제 인증샷을 넘어 화보에 가깝다.
한 살 반 된 포메라니안 '설이'를 키우는 홍단비 씨도 수준급 실력의 소유자다.
그는 설이와 함께 제주의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함께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고 그곳에서의 추억을 사진으로 차곡차곡 남기고 있다.
제주의 계절을 그대로 담은 선명한 색감과 자연스러운 표정이 돋보이는 사진들.
한눈에도 공을 꽤 들였을 것 같은데, 모두 단비 씨가 삼각대를 놓고 혼자 찍은 것들이다.
단비 씨는 "10장 찍으면 1장 정도 건지는 수준이에요. 몇 번 하다 보니 설이도 저도 자연스럽게 놀면서 찍을 수 있어서 잘 나온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과 올 2월 설이와 제주도에 온 단비 씨는 다음 달 세 번째 제주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초 단비 씨 가족은 갱년기를 앓는 어머니를 위해 설이를 데려오게 됐다. 마침 단비 씨가 대학 휴학 중이기도 해서 설이를 돌볼 여유가 있었다.
"사실 부모님이 강아지를 사랑하는 분들은 아니었는데 설이 덕분에 완전 애견인이 되셨어요. 나중에 마당 있는 집에 가면 달마시안도 키우겠다고 벌써부터 계획을 세우고 있답니다."
주말이면 온 가족이 함께 산책을 나가는 것도 설이가 오고 나서 생긴 변화다. 그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단비 씨는 "설이가 없었을 땐 어떻게 살았을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것들이 바뀌었어요. 모든 걸 설이와 함께하고 싶어요"라고 전했다.
그래서 단비 씨는 되도록 설이와 많은 곳을 함께 가고 그곳에서 사진을 남긴다.
그중에서도 단비 씨가 가장 마음에 드는 건 무엇일까.
단비 씨와 설이가 함께 입을 벌린 채 짓궂은 표정을 짓고 있는 이 사진.
이 사진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진행한 '닮은꼴콘테스트'에서 1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때 받은 상품을 다시 기부했다는 단비 씨는 "설이와의 좋은 에피소드가 담겨 마음에 드는 사진"이라고 말했다.
단비 씨는 반려견과의 사진을 찍을 때 유념할 몇 가지 팁(아래 박스)을 공개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건 강아지가 편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려견과 셀프 화보 찍을 때, 기억하세요
1. 최대한 사람이 적은 장소가 좋아요
유명한 포토존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다. 차례가 오더라도 여유롭고 자연스럽게 찍기가 어렵다.
마음이 쫓기다 보면 반려견을 꽉 안고 찍게 되고, 그럼 애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사진도 잘 나오긴 힘들다.
2. 간식이나 좋아하는 장난감은 필수
시선을 집중시키려면 애들이 좋아하는 걸 챙겨야 한다. 간식이나 평소 애착을 갖는 장난감이나 물건이 도움이 된다.
3. 자리를 잡은 다음에는 일단 노세요
강아지에게도 장소가 익숙해질 시간이 필요하다. 삼각대를 설치하고 사진을 찍을 자리에 앉아 반려견과 시간을 보낸다. 사진은 잠시 미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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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이장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