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국회의사당에 고양이 키울 수 있게 해 달라!"
득실대는 쥐를 참다못한 영국 의회 의원들이 고양이를 의사당에서 키울 수 있도록 요구하고 나섰다고 지난 15일(현지 시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국회의사당으로 쓰이고 있는 웨스트민스터 궁은 지난해부터 출몰하는 쥐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찻잔을 타고 다니고 사무실에 놔둔 음식물도 결코 쥐로 부터 안전하지 않다. 곳곳에 쥐 발자국이 찍힐 정도라는 전언이다.
쥐가 출몰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건물 보수공사가 시작된 이후부터다. 1834년 런던 대화재 때 완전 불탔다가 20년에 걸쳐 다시 지은 이 건물. 주변의 다른 건물들처럼 쥐가 있을 것으로 생각은 됐지만 사람들의 공간에까지 치고 들어오지는 않았다.
하지만 보수공사가 쥐의 터전을 들쑤셔 놨고, 급기야 의원들의 사무실에까지 출몰하게 됐다. 복도를 휙 지나가고, 사무실 문을 열었을 때 책상 위에서 뭔 짓을 하고 있기도 한다. 때문에 의사당에서 일하는 일부 의원들과 직원들은 '쥐 공포증'까지 생겼다.
지난해 보수당 페니 모르다운트(Penny Mordaunt) 의원은 의사당 내 사무실에 고양이를 데려와 쥐를 막으려 했다. 안내견을 제외한 모든 동물들은 건물 출입이 불가능하다는 규정에 막혀 결국 의사당 안으로 데려올 수 없었다.
A great believer in credible deterrence, I'm applying the principle to the lower ministerial corridor mouse problem. pic.twitter.com/HNuulWF0i5
— Penny Mordaunt MP (@PennyMordaunt) 2016년 9월 14일
시간도 지나도 쥐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이에 다시 고양이를 키우게 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서게 됐다.
보수당 뿐 아니라 노동당 역시 이견이 크지 않다. 노동당 의원 안나 털리(Anna Turley)는 "자연의 섭리에 따라 쥐 문제를 해결하는 게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다"며 모르다운트의 입장에 힘을 실어줬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의원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들 의원들은 정부 청사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정부 청사로 쓰이는 화이트홀에는 수렵보좌관 래리를 비롯해 5마리의 고양이가 입주 허가를 받아 살고 있다. 왜 의회 의사당은 고양이를 키울 수 없느냐는 불만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쥐 퇴치를 위해 예산까지 책정하는 것보다 고양이를 키울 수 있게 하는 것이 낫다는 주장도 있다.
현재 웨스트민스터 궁에는 쥐를 경고하면서 '음식, 차, 커피 등을 뚜껑이 있는 용기에 보관하라"라는 포스터가 붙어 있다. 그만큼 쥐는 의사당의 사람들을 괴롭히는 골칫거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