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 이후 무려 1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정든 터전을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체르노빌에 살던 개들은 어디로 갔을까?
호주 언론 '뉴스닷컴(News.com.au)'이 우크라이나의 유령도시 체르노빌을 떠돌고 있는 개들의 소식을 지난 23일 소개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 된 체르노빌 개들의 사진 |
체르노빌 원전 폭발은 역사상 최악의 재앙으로 손꼽히는 사고 중 하나다. 당시 폭발로 근방 약 30km 이상의 지역이 방사능 피해를 입었다. 사고 후 주민들은 정들었던 터전을 버리고 도망치듯 집을 떠나야 했다.
버려진 것은 대부분의 개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현재 약 900여마리의 개들이 주인도 없이 길거리를 떠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폭발 현장과 가까운 프리퍄트 마을의 경우 특히 많은 개들이 거리를 배회 중이다.
대부분의 개들이 질병과 개체수 과잉 등의 문제로 고통 받고 있는 상태다. 우크라이나의 추운 날씨 또한 만만치 않다.
안전한 장소도, 먹이도 충분치 않은 버려진 도시에 수백 마리의 개들이 방치돼 있는 셈이다.
다행히 동물복지단체 '포 파우즈(For Paws')와 비영리기구 '클린 퓨처스 펀드(Clean Futures Fund)'가 올해 체르노빌 개들을 돕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들은 개들에게 광견병 예방 주사와 질병 치료 등을 제공하고 있다.
중성화 수술 또한 중요한 과제다. 먹을 것과 안전한 주거환경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환경에서 개체수 과잉은 개들의 생존 문제와도 직결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펀드 측에 따르면 실제 체르노빌 개들의 90퍼센트 이상이 3~5살 사이거나 그보다 어리다고 한다. 매해마다 많은 강아지들이 태어나고 있지만, 대부분이 우크라이나의 혹독한 추위에 살아남지 못했다.
단체 측은 봉사자들의 안전을 위해 방사능 환경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 체르노빌 개들을 위한 모금활동을 벌이며 활발히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단체 측은 체르노빌의 개들을 돕는 것이 결국 그 개들과 접촉해야 하는 원전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길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