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파도 말 한마디 할 수 없어 더 안타깝고 가여운 반려동물들... 몇 개월 전 '로라'는 한밤중 갑자기 구토가 멈추지 않아 심야응급병원으로 급히 달려간 적이 있다.
이사하고 환경이 바뀌어 스트레스가 많았던지 급성위장염에 걸려 결국 입원을 시키고 말았다. 건강하게 퇴원해 무엇보다 안심했지만 5일간 동물병원에 입원치료한 댓가는 꽤 비쌌다.
ⓒ김민정 올초 로라가 이사 스트레스를 심하게 앓았다. 지금껏 생각도 안했던 보험에 가입했다. 짜잔~ 로라의 보험증 |
지금껏 TV에 나오는 동물보험 선전을 보고도 그냥 지나쳤는데.. 그러고 보니 로라도 이젠 만 6살, 보험에 가입해야 겠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여러 보험회사를 검색한 후 인터넷으로 신청하니 한 달후 보험증이 도착했다.(편집자주* 우리나라에도 펫보험이 있지만 가입률은 극히 저조하다)
펫보험의 발상지는 영국이라고 한다. 약 40년 전이라니 놀랍다. 가입율은 현재 스웨덴이 48%로 가장 높고 영국이 25%라고 한다. 일본은 이제 약 3% 정도지만 3, 4년 전부터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번에 로라가 가입한 펫보험사 '아니콤'(anicom)만 해도 2000년 창업 당시엔 단 한 건의 계약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55만이 넘는 계약건수를 자랑한다니 세상 참 많이도 변했다.
가족같은 반려동물에게 고액의 치료도 마다하지 않는데다 수술과 장기입원도 늘어난 것이 그 이유다.
로라에게 어떤 보험을 들어줄까 검색해보니 보험사마다 상품이 다양해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 치료비의 50~70%를 보험사가 부담해 주며 1년 계약에 연간 보험료가 약 2만~3만엔 우리돈 17만원~27만원인 곳이 대부분이다.
로라가 가입한 '아니콤'은 전국 5815곳의 병원과 계약되어 있었다. 보험금 청구는 따로 해야하는 특별한 경우를 빼고 거의 병원창구에서 계산되어 보호자는 자기부담금만 내면 된다.
로라의 보험은 70% 보장상품으로 보험료는 한 달에 3300엔(약3만원). 내용을 보니 입원과 통원의 경우 연 20일까지 적용되고 1일 최대 14000엔(약13만원)까지 보장 받을 수 있다. 수술은 연 2회에 한해 한 번에 14만엔(약 130만원)까지 보장받는다.
지난 4월엔 유명 통신회사 '도코모'(docomo)도 펫보험에 뛰어들었다. 아예 수술비의 90%를 보장한다는 수술특화상품이 인기라고 한다. 아마 노령 동물이 많은 추세를 반영하는 듯싶다.
그런데 보험사마다 가입조건이 달라 만만치 않다. 보통의 건강한 상태에다 보통의 나이가 기본이다. 반려동물도 장수하는 시대인데 만 8살이 넘으면 대부분 가입 자체가 어렵다. 또 암, 만성신부전, 당뇨병 등의 진단을 받은 적이 있어도 안된단다.
사람보험은 요즘 '지병이 있는데도 가입된다'고 선전하는데 아직 일본도 사람보험까지 따라 오려면 멀었다.
펫보험 가입자가 늘다보니 망칙한 일도 생긴다.
2013년엔 일본 최초의 펫보험사기사건이 발생했다. 한 수의사가 이미 다쳐 치료하러 온 동물의 보호자에게 그 자리에서 보험가입을 권유했다. 가입 시 건강해야하는 조건이 있는데 다친 날짜를 허위로 작성해 보험금을 타냈다.
이 사건 후 보험사들은 서둘러 사기전담반을 만들어 무작위로 병원체크에 나섰다. 꼭 필요한 일이다. 그렇지 않으면 보험료가 오를 테니.
그런데 이거 아실라나. 사람보험과 펫보험이 가장 다른 것 하나! 바로 사망보험이 팻보험엔 없다는 사실. 왜냐고? 동물애호가라면 단 1초만에 이유를 알 수 있으리라. 사람이 수혜자가 인 것과 관련이 있다.
키우던 동물을 일부러 죽이거나 버려서 보험금 타내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란다.
일본의 펫보험 TV CF를 첨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