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가에서 책을 고르는 호지 [유튜브 동영상 캡처 화면] |
[노트펫] 미국 시카고 유명 서점이 문을 닫으면서, 서점의 명물 고양이 ‘호지’가 실직했다고 미국 일간지 시카고트리뷴이 지난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회색 고양이 호지는 미국 일리노이 주(州) 시카고 시(市) ‘셀렉티드 웍스(Selected Works)’ 서점에서 10년간 일했지만, 지난 6월30일부로 그만두게 됐다.
서점이 아마존에 밀려 사양 산업이 되면서, 오래된 시카고 서점들이 하나 둘 문을 닫았다. 시카고에서 대표적인 서점인 셀렉티드 웍스도 시카고에서 고양이가 있는 최고의 서점으로 유명세를 얻었지만, 결국 폐점하게 됐다.
지난 1984년부터 서점을 경영한 호지의 주인 키스 피터슨(66세)은 “모든 문화가 디지털 미디어로 옮겨가고 있다”며 “그래서 사람들이 더 이상 진짜 책들을 많이 원치 않는다”고 토로했다.
팬까지 거느렸던 호지는 졸지에 집고양이로 전락했다. 서점에서 사다리를 타고 오르며, 서가에서 책을 골라주고 손님에게 구매를 강요(?)했던 영업실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됐다. 이 모습은 유튜브 동영상으로 남았다.
책 고르기를 좋아하는 고양이 호지 |
주인 피터슨은 며칠간 수컷 고양이 호지가 혼란스러워했고, 서점으로 돌아갈 거라고 기대한 듯 했다고 전했다. 게다가 피터슨의 아파트에는 11살 된 암컷 ‘마아트’가 텃세를 부려, 호지는 새 룸메이트에게 적응해야 했다. 다행스럽게도 이젠 호지가 새 삶에 적응해서 공놀이에 취미를 붙였다고 주인은 덧붙였다.
피터슨은 시카고 시 동물보호소에서 생후 10주 된 호지를 입양해, 작가 새뮤얼 존슨이 사랑한 고양이 이름을 붙여줬다. 그때부터 호지는 서점의 마스코트로 서점 매상에 톡톡히 일조했다.
시카고를 관광하던 프랑스 가족이 서점에 들렀는데, 갓 10대가 된 딸들이 호지를 정말 좋아해서 3번이나 들렀다. 프랑스 부모는 너무 자주 들른 탓에 영어로 된 책을 사야 했다.
시카고 언론에 호지에 관한 기사가 실린 것은 물론이고, 호지에게 영감을 받은 소설도 2권이나 출간됐다. 호지에 관한 소설을 쓴 수잔 어퍼스는 호지의 은퇴를 소재로 3번째 책을 쓰고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