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단체 고발 천안 펫숍 살펴보니
파양견 수집 판매..관리 부실에 폐사 속출
펫숍업계 "일반적 펫숍 아냐..유기견 돈벌이 파렴치" 

[노트펫] 천안의 한 펫숍에서 79마리의 개가 방치되다 떼죽음을 당한 채 발견됐다는 폭로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지목된 곳은 주인이 이러저러한 이유로 키울 수 없어 파양당한 개들을 모아서 일반에 분양해 온 곳으로 파악됐다.

일반인에게는 유기견과 파양견 쉼터로 알려져 있던 곳으로 버림 받은 개들을 이용해 사익을 취해 온 셈이다.

펫숍업계에서는 이곳이 일반적인 펫숍이 아니라며 쉼터를 가장해 불쌍한 개를 팔아온 파렴치 행위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동물자유연대는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3일 충남 천안 소재 펫숍에서 파양견의 보호와 입양을 명목으로 돈을 받고도 방치해 죽게 한 현장을 확인,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동물자유연대가 공개한 현장 영상은 참혹 그 자체였다. 2층 건물의 펫숍에서 병들거나 굶어 죽은 개 총 79구가 발견됐고, 떼죽음을 당한 사체 더미 가운데서도 살아 있는 80여마리의 개들이 방치된 채 있었다.

사체 일부는 부패가 상당히 진행돼 늑골과 두개골이 드러나 있었다. 죽은 뒤에도 오랜 기간 방치돼 있었다는 것이다. 일부 사체는 원주인에게서 버려질 당시 담겨있던 상자안에 그대로 있기도 했다. 방치했다는 이야기다.

살아 있는 개들 역시 온전할 리가 없었다. 오물 처리가 안된 가운데 파보와 홍역 등 전염병에 감염된 개가 상당수 있었고, 구조 직후 곧장 죽음에 이른 개들도 나왔다.

개판 홀로코스트의 현장에 다름 아니었다.

동물자유연대는 "이번 사건은 동물보호법의 부실한 동물 판매 관련 영업 규정과 지자체의 관리·감독 소홀 등이 함께 빚어낸 '대참사'"라면서 "반려동물 연관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반려동물산업육성법 제정을 즉각 철회하라"라고 요구했다.

펫숍업계에서는 이번 일과 관련,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반적인 펫숍의 형태가 아니며 동물보호를 앞세우면서 유기견을 돈벌이에 악용한 일부 사설보호소와 비슷한 사례라는 것이다.

이 곳은 판매업 등록을 한 곳이지만 일반인에게는 보호소에 더 가깝게 인식될 만한 측면이 있다.

'애견보호'를 내걸고, 주로 가정에서 키울 수 없게 된 개들을 수집한 뒤 일반에 분양했다. 개의 원주인들에게는 좋은 새주인을 찾아주겠다고 했다.  

수십만원을 받고 재분양하더라도 동물병원비와 미용비, 사료값 등을 고려할 때 결코 돈을 받는 것이 아니라는 논리도 내세웠다.

업계단체인 반려동물협회 한 관계자는 "애견숍 등록만 했을 뿐 유기·파양견을 돈벌이에 악용한 사례"라며 "펫숍 형태의 유기·파양견 분양은 물론이고 개인들이 하는 유기·파양견 분양 행위 역시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유기견을 돈벌이에 악용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서라도 반려동물전문법은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