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여성들의 사생활을 엿볼 목적으로 반려동물 커뮤니티를 통째로 해킹한 4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그간 집 내부 감시나 반려동물을 살펴볼 목적으로 설치한 IP카메라 해킹에 의한 피해 사례가 종종 있었다.
붙잡힌 40대는 자신이 해킹 피해를 당한 뒤 IP카메라의 취약점을 파악, 자신이 활동하던 반려동물 커뮤니티를 통째로 해킹한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청 사이버성폭력수사팀은 지난 9월 국내 반려동물 커뮤니티를 해킹한 뒤 회원 개인정보를 빼내고, 이들의 IP카메라에 접속해 사생활을 훔쳐본 황모(45)씨를 정보통신망법(침해행위 금지 및 비밀 등의 보호) 및 성폭력특별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웹프로그래머인 황씨는 해당 반려동물 커뮤니티 회원으로 2014년초 자신의 IP카메라가 해킹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해 6월부터 다른 회원 카메라에 침입해 엿보기를 시작했다.
해당 커뮤니티는 반려동물 관찰용으로 중국산 IP카메라를 판매하고 반려동물의 중계 영상을 회원끼리 공유하는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처음에는 어쩌다 카메라를 해킹해오던 황씨는 올해 9월에 이르러서는 회원 정보를 통째로 빼내 그안에서 활동하던 여성 회원의 IP카메라 수백대를 들여다 봤다.
컴퓨터 관련 지식을 갖고 해킹프로그램을 설치, 해당 커뮤니티의 테이터베이스를 파헤쳐 1만5800명에 달하는 회원 정보는 물론 1만2200개 IP카메라 관련 개인정보를 빼냈다.
이를 통해 IP카메라 264대에 몰래 접속해 남의 사생활을 들여다보고 일부 영상은 컴퓨터에 저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황씨는 저장한 영상을 음란물 사이트에 유출하거나 해킹으로 얻은 개인정보를 판매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해당 반려동물 커뮤티니 업체를 전기통신사업법상 부가통신사업자 신고 없이 정보통신서비스를 제공한 혐의로 입건하고, 추가 피해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해당 사이트를 통한 IP카메라 접속은 현재 PC로는 불가하고, 보안이 안정된 스마트폰으로만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압수한 동영상은 전부 폐기할 방침이다.
황씨 외에도 불법으로 취득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타인의 IP카메라에 접속한 이모(33)씨 등 남성 9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주로 초기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바꾸지 않은 IP카메라 이용자들이 표적이 됐다.
황씨까지 포함하면 이들은 모두 4900여대의 IP카메라에 3만9천여 차례에 걸쳐 접속해 2만7천여개의 동영상 파일을 보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IP카메라에 초기 자동설정된 아이디와 비밀번호는 바꿔주는 것이 좋고 보안 업데이트를 주기적으로 해야 한다"며 "또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원을 끄거나 카메라 렌즈를 가리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