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대기업들의 반려동물 산업 진출 방식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직접 뛰어들던 방식에서 최근에는 지분 투자를 통해 시너지와 함께 투자 수익도 노리는 방향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반려동물 업계에서는 대기업들의 투자 소식이 속속 들려 오고 있다.
성장 동력 발굴 차원에서 벤처 투자를 활발히 해온 GS홈쇼핑이 지난해 펫프렌즈, 도그메이트, 펫픽에 투자를 했을 때만 해도 신선하게 느껴지던 것이 식상할 정도가 됐다.
GS홈쇼핑은 올들어서 펫프렌즈 추가 투자와 함께 바램시스템에 투자를 진행했다. GS홈쇼핑의 계열회사인 GS리테일은 미래에셋과 함께 핏펫에 투자하고, 펫츠비 지분 투자에도 나섰다.
그런가 하면 KB국민카드가 올라펫에 투자했고, 대한제분과 LF가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 국내 최초의 반려동물전문펀드 뮤렉스웨이브넘버1펀드가 펫프렌즈 투자에 합류했다.
대기업들은 너도나도 펫 산업에 뛰어 들었다. |
수년 전까지만 해도 대기업은 투자보다는 직접 진출 방식을 선호했다. 풀무원, LG생활건강, KGC인삼공사에 이어 올초에는 하림그룹이 하림펫푸드를 세워 시장에 직접 뛰어 들었다.
기존 식품이나 생활용품에 더해 반려동물 전용 사료나 용품을 내놓으면서 이 시장에 발을 디딘 것이었다. 애경산업 역시 반려견 브랜드 휘슬을 내놨다.
하지만 2, 3년이 지난 지금 대기업의 성과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다. 대한제분이 지난 2010년 동물병원 프랜차이즈 사업을 목표로 만든 이리온(법인명 디비에스)도 수의사들의 반발 속에 표류를 거듭하다가 적자를 거듭했고, 쇼핑과 사료 사업으로 사업을 재정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반려동물 산업이 대기업이 하기에는 시장이 협소한 편이라고 입을 모은다. 사료와 용품은 물론 분양, 수의서비스 등 모든 분야를 합해도 2조원 안팎이다. 세부 업종으로 들어가면 시장 크기는 더 작아질 수 밖에 없다.
협소한 시장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할 수도 없고, 내부 절차가 있는 대기업 조직에서는 대응하기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특히 업무를 맡은 직원에게는 한직이나 다름이 없다.
이런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효율적인 진출을 위해서는 지분 투자를 위한 투자 수익 향유와 지분을 활용한 시너지 추구로 방향을 튼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펫 산업에 발을 디딘 대기업들이 성과를 내고 있는지 의문을 표시하는 이들이 많다. |
GS홈쇼핑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단순투자 정도의 투자만 진행했다. 추가 투자를 통해 펫프렌즈를 관계기업으로 편입시켰고, 펫 산업을 조망하는 창으로 활용하고 있다. 30억원을 투자한 바램시스템은 관계기업 편입은 물론 투자 목적을 경영참가라고 기재하고 있다.
지난 8월 50억원을 투자해 펫츠비 지분 25% 가량을 확보한 GS리테일의 경우 내년부터 GS25의 펫 관련 용품 판매를 위해 적극 활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한제분과 함께 펀드에 자금을 댄 LF 역시 대주주 측에서 반려동물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반려동물 아웃도어 라인까지 출시한 경험이 있다.
대기업의 반려동물 관련 업체 지분 투자 움직임에 업계의 관심은 사료 분야로 옮겨가고 있다. 아예 회사를 인수하는 M&A까지 내다보는 이들도 있다.
국내 사료 시장은 국내외 브랜드의 활발한 참여 속에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최근 몇년새 새롭게 진출한 대기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기존 전문 업체에 입질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공장을 갖춘 대기업 가운데는 생산할 물량이 없어 설비를 놀리고 있는 곳이 있다. 어떤 곳들은 OEM 방식을 채택하고 있으나 이물질 검출 등 OEM 공장의 위생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OEM 업체는 규모의 경제 확대를 외치면서 전략적으로 대기업에 접근하는 곳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산업의 주력인 사료업계는 치열한 경쟁 속에 향후 2~3년간 고전이 예상된다"며 "최소한 시장지배력을 유지하거나, 확대하기 위해 업체간 인수합병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