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강아지를 묶어놓고 방치해 학대하던 전 주인의 개가 새 가족에게 입양간 이후 우연히 전 주인과 마주친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나두'라는 이름의 이 강아지는 원래 동네에서 짧은 목줄에 묶인 채 방치되어 있던 개였다.
반려견 '백호'와 함께 산책을 하던 보호자는 작년에 처음 나두를 만났는데. 애써 외면해 보려 해봐도 좁고 더러운 환경 속에 방치되어 있는 녀석이 좀처럼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단다.
"그때가 여름이었는데 잠깐 들러도 모기가 미친 듯이 물어대고 악취가 코를 찔렀다"는 보호자. 인스타그램에 구조 요청을 해봤지만 성사되지 않아 결국 직접 나두를 구조하게 됐다고.
나두는 배가 너무 고파 돌이라도 주워 먹었는지 배 속에 돌이 가득했고 염증, 빈혈, 간 수치도 좋지 않았다. 게다가 심장사상충도 걸린 상태였지만 다행히 치료 후 완치된 상황이다.
그렇게 현재 나두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보호자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어느 날 산책길에서 껄끄러운 상대와 마주쳤으니, 바로 나두의 전 주인이었다.
나두도 지난날을 기억하는지 전 주인을 바로 알아보고 피하며 겁먹은 모습을 보였는데. 전 주인은 그런 나두를 반갑다며 쓰다듬었다.
보호자는 "나두가 그래도 전 주인이라고 잠깐 얼굴을 내준 것 같지만 온몸으로 싫어하는 게 느껴졌다"며 "한편으로는 이렇게 잘 크고 예쁨받고 살도 찌고 털도 부드러워졌다고 보여주고 싶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보호자는 인스타그램에 이 상황이 담긴 영상을 올리며 사연을 전했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아저씨 개 키우지 마세요" "제발 모른 척하고 지나갔으면" "만지긴 어딜 만져!" 등의 반응을 보였다.
나두는 처음 구조 때만 해도 엉덩이 쪽을 만지려고 하면 으르렁거리며 경계했다는데. 검사해 보니 골반이 다쳤다 저절로 아문 흔적이 있었고, 주위 사람들에 따르면 전 주인이 나두를 때리기도 했었단다.
겁이 많아 현관문이나 엘리베이터를 거쳐 밖에 나가는 것도 잘 못했다는 나두. 지금은 엉덩이를 만져도 경계하지 않고, 스스로 현관문도 나서며 엘리베이터도 잘 탄단다.
나두와 지내며 언제가 가장 기억에 남느냐는 질문에 보호자는 "난생처음으로 나두를 애견 카페에 데려가 풀어줬더니 너무 신나서 뛰어다니며 좋아하는 모습에 뭉클했다"고 말했다.
보호자는 "방치견, 유기견들을 생각하면 정말 마음이 아프다"며 "강아지들도 더위, 추위를 타고 푹신한 방석에 앉아 쉬는 것을 좋아한다. 산책도 안 시키고 1년 365일 짧은 줄에 묶여있는 방치견들은 미칠 지경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기견, 방치견 입양에 대한 선입견도 없어지길 바란다며 "아이들이 경계를 한다고 공격성 있는 개, 무는 개로 치부하지 말아 달라. 영문도 모르는 그 아이들은 살려고 최소한으로 자신을 지키려 할 뿐이다. 안전하다고 느껴지면 저절로 행동이 좋아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