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제주도에서 구조한 유기견을 서울로 입양 보내기로 했는데, 직전에 입양자가 연락을 끊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구조자 A씨가 유기견 '짱구'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8월 20일이었다.
A씨는 "저희가 가게에서 고양이 밥을 챙겨주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짱구가 와서 쓰레기를 뒤지거나 고양이 밥을 훔쳐 먹고 가곤 했다"고 말했다.
차가 지나갈 때마다 누군가를 찾는 듯 차에 달려드는 모습을 보니 누군가가 유기하고 간 것 같았다고. 몇 번을 차에 뛰어들어 위험한 순간이 반복되자 결국 A씨가 짱구를 구조했다.
잠시 보호소에 맡기고 임시보호와 입양 홍보글을 올리면서 공고 기한이 끝나면 데리고 나올 계획이었는데, 때마침 다른 입양 홍보 계정에 남긴 번호로 입양 문의가 왔다.
A씨에 따르면 입양희망자는 서울에 살고 있었고, 예전에 말라뮤트를 키우다 세상을 떠나보냈다고 했다. 현재 키우는 동물은 없고 가족들이 모두 동의했다며 모든 것이 잘 풀릴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25일로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공항에서 이동 봉사를 도와줄 사람까지 구했는데, 갑자기 입양희망자와 연락이 끊겼다.
아무리 기다려도 문자 답장은 오지 않았고, 전화를 해보니 연결이 되지 않는다는 안내 메시지만 나오는 상황.
이동봉사자가 서울에서 계속 전화를 걸었더니 결국 입양희망자가 전화를 받았는데, '제주도에서 강아지 입양 원하시는 분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얼버무리며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A씨는 "약속을 했으니 연락이 끊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더 철저하게 이분에 대해 확인했어야 했는데 제 불찰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이런 것으로 장난을 칠 수 있을까.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 솔직하게 말이라도 했으면 이해했을 텐데, 비행기까지 다 예매하고 케이지도 마련하고 가게 휴무까지 공지해 놨다. 그런데 연락이 끊기다니"라고 토로했다.
짱구는 현재 임시로 A씨의 베란다에서 지내고 있다. 다행히 A씨가 키우는 반려묘 '레오'에게 아직까지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상태라고 한다.
"이틀 짱구와 지내보니 이렇게 순한 아이가 있나 싶다"는 A씨. 낑낑댈 때는 있어도 짖는 소리 한 번 낸 적 없고, 목줄과 하네스도 잘 착용하며 매너 있게 산책할 줄 아는 강아지란다.
그리고 지난 추석 A씨의 가게에 나타난 또 다른 떠돌이 개 '구름이'도 곧 보호소에서 나온다. 당시 밥을 한 번 얻어먹고는 가게 앞에서 밤새 기다리다가 주변 펜션에서 민원이 들어왔기에, 하루빨리 새로운 거처를 찾아줘야 하는 상황이다.
A씨는 "짱구는 어떻게든 데리고 있으면서 입양을 보낼 건데, 구름이가 갈 곳이 없다. 입양자가 나오면 좋겠지만 임시보호자라도 꼭 나오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짱구는 수컷, 구름이는 암컷이며 둘 다 나이는 한 살 미만이다. 짱구와 구름이에 대한 임시보호 및 입양 문의는 인스타그램 계정(@reo._.daily) DM으로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