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반려동물을 입양하면 혹시나 깨질까 부서질까 반려동물을 아끼고 사랑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릇된 정보로 인해 더 좋지 않은 상황에 몰리기도 합니다. '김진희의 심쿵심쿵'이 우리 아이 건강하게 키우는데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칼럼을 진행하는 김진희 수의사는 2007년부터 임상수의사로서 현장에서 경력을 쌓은 어린 반려동물 진료 분야의 베테랑입니다. 현재 경기도 분당에 소재한 '행복이 있는 동물병원' 정자점 원장입니다.
우리 병원에는 김태희가 다닌다. 그녀의 실물을 본 소감을 말해보자면 동그랗고 예쁜 얼굴에 애교도 만점에다 살짝 통통한 몸매이다. 그렇다. 눈치 빠른 분들은 짐작하셨겠지만 태희는 반려견이다.
태희는 말티즈견으로 그 미모가 빼어나 보호자 분께서 태희 라고 이름을 지으셨는데 이후 둘째로 치와와를 입양했고 이번에는 그 이름을 '효리'라고 짓겠노라고 하셨다. 효리는 물론 예쁜 이름이지만 반려동물의 이름으로는 썩 좋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반려동물의 이름은 그 생김새나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짓는게 좋다. 사랑스러운 새 식구의 이름 짓기 고민에 빠진 보호자들을 위해 참고하면 좋을 몇 가지 팁을 소개하고자 한다.
명령어와 비슷한 발음의 이름을 피한다.
앉아, 손, 안돼, 기다려, 엎드려, 옳지 등의 기본 명령어와 비슷하게 발음되는 이름은 피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왕자'라는 이름은 근사하지만 "앉아"와 비슷하게 들릴 수 있어 반려견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
센 발음으로 짧게 짓는다.
간혹 반려동물에 대한 넘치는 사랑으로 예쁜 단어들을 나열해서 지나치게 긴 이름을 지어주는 분들이 있다. 실제로 우리 병원에는 '바닐라숑숑쿠퍼' 라는 이름의 포메라니언이 있다. 한 두 음절의 좀 센 발음의 이름이 반려동물의 귀에 더 쏙 들어온다.
다른 가족 구성원과 비슷한 이름은 피한다
집에 아이가 있거나 반려동물이 한 마리 더 있는 가정에서는 돌림자를 쓰는 경우도 있는데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혼돈을 줄 수 있으니 피하는 게 좋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도 부를 수 있는 이름으로 짓는다.
반려동물의 이름은 집 안에서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장소에서 부를 일이 많다.
재미로 독특하게 지은 이름이나 연예인 이름, 유행어 등은 사람들 앞에서 크게 부를 때 다소 민망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너무 흔한 이름도 좋지 않다.
우리병원에는 코코가 많이 온다. 45마리다. 간혹 “코코 엄마 소개로 왔는데요”라거나 “코코 엄만데요” 라고 전화가 오면 살짝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효리는 다음 접종 때 "제리" 라는 이름으로 개명을 해 왔는데 동그랗게 솟은 이마와 쫑긋한 귀에 딱 어울리는 멋진 이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