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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엄마, 이거 내가 만든 우리 깜냥이 그림책이야. 값은 3천원이야."
얼마 전 초등학교 2학년 딸 지우가 이렇게 말하면서 종이 뭉치를 들이밀었다.
총 7장으로 제본을 하지 않았지 앞과 뒷표지까지 있는 짧은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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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한 깜냥이. 임신 초기라 조심조심이다. |
'깜냥이의 임신'이라는 제목을 단 책은 우리집 막내 깜냥이의 임신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고민에 고민을 하다 지난 3월초 두 눈 질끈 감고 2개월이 갓 지난 깜냥이를 맞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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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빨고, 가끔 할큄도 당하고, 여느 고양이 있는 집과 다를 바 없었다.
또 지우와 깜냥이가 한 침대에서 자는 것을 보면 세상 제일 평화로운 모습이라고 세상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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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살아 가면서 한 번은 새끼를 낳도록 해줘야지'하는 생각에 얼마 전 숫고양이와 합방을 시켰던 터였다.
일이 계획대로 되어서 지금 깜냥이는 임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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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 이 녀석 아직 초음파도 하지 않았는데 이미 그 책에 7마리의 새끼가 자리를 잡고 있는 초음파 그림을 떡하니 그려놨고, 숫고양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스토커'로 묘사해 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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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냥이가 낳은 새끼들이 좋은 집으로 가게 된다는 내용으로 책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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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3000원을 달라고 하더라구요. 뿌듯하긴 하지만 깎아야 제맛이잖아요. 깎아서 2000원에 사기로 하고 마지막 장에 '정가 2천원'이라는 문구를 넣도록 했죠^^"
그림책을 마주하고 보니, 지우의 마음 속에도 깜냥이가 굳건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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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얼마 뒤 태어날 아기 고양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부 다 키울 수는 없는 노릇이고, 9살 초등학교 2학년생이 책을 만들도록 영감을 부여한 고양이가 낳은 애들이라고 마케팅을 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