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하고 있냐옹? |
[노트펫] 한창 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동안 등줄기가 싸~ 해지고.
뒤돌아보니 이 집의 고양이 4살 덕팔이가 가리개 틈새로 그윽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항상 가족들의 동태를 주시해온 덕팔이. 덕팔이가 노린 것은?
김장배추였다. 지난 11일 집에서는 가족들이 모여 겨우내 먹을 김장을 담그고 있었다.
전일 절여 놓은 배추를 씻고, 양념을 배추 속에 치대느라 정신이 없었다.
왠지 모를 시선에 옆을 보니 덕팔이가 이러고 있었다.
예~ |
김장하느라 허리에 심한 압박이 가해지던 가족들 모두 빵 터졌다.
김장하면 돼지고기 수육을 빼놓을 수 없다. 덕팔이 역시 다년간 김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수육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었던 걸까?
덕팔이는 채식주의자(?)였다. 가족들이 잠시 쉬면서 한눈을 파는 순간 절임배추를 생선 다루듯 잽싸게 물고 사라졌다.
그런데 이 녀석 정작 먹지는 않고 양념을 치대듯 엎치락뒷치락 갖고 놀기만 했다고. 역시 육식인 네가 채식을 할 리가.
그런데 내껀 뭐 없어? |
덕팔이의 감시 아닌 감시 때문에 이날 김장은 초긴장 상태에서 진행됐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