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모카를 입양하기 전에도 강아지를 무척 좋아해 틈날 때면 사진을 많이 찾아봤었거든요. 그런데 모카 사진을 보는 순간 '얘다, 꼭 실제로 만나보고 싶다!' 이런 생각이 딱 드는 거예요. 그래서 결국 가족으로 맞이하게 됐죠."
반지르르한 털과 동그란 눈망울이 사랑스러운 킹 찰스 스파니엘 '모카'.
낯선 장소,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도 살랑살랑 꼬리를 흔드는 한 살배기 꼬마견의 귀여움에 "얘 정말 순하다", "꼭 모델견 같네"라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킹 찰스 스파니엘이란 럭셔리한 이름답게 우아한(?) 모습으로 촬영에 임한 모카는 잔짖음 한 번 없이 정화 못지않은 프로다움으로 모두를 놀라게 했다.
가을이 한창인 오후 마포구 상수동의 한 카페에서 걸그룹 EXID의 막내 정화와 반려견 모카를 함께 만났다.
◇ "너 어떻게 된 거야!"… 지금은 영락없는 '우리집 막내'
카메라가 신기한지 빤히 정면을 보는 모카. 어서 와, 화보 촬영은 처음이지? |
어느덧 6년차 걸그룹이 된 '프로 아이돌' 정화지만, 반려견에 관해선 아직 걱정되는 것이 더 많은 초보 견주다. 모카가 바로 정화의 첫 반려견이기 때문.
어릴 때부터 부모님께 강아지를 키우게 해 달라고 졸라댔을 만큼 반려견을 기르고 싶은 맘이야 굴뚝 같았지만 정말 모카를 가족으로 맞게 된 건 지난해 들어서다.
그래서일까. 모카에게 첫눈에 반한 뒤 집에 데려오기는 했어도 막상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려니 걱정이 앞섰단다. 이때 정화의 구원투수가 되어준 게 바로 남동생.
"일단 모카를 데려오기는 했는데 어떻게 말을 꺼내야 될지 너무 고민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남동생에게 SOS를 보냈죠. 며칠 같이 지내면서 함께 모카를 돌본 다음, 본가에 가서 슬쩍 귀띔을 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나 잘 나오고 있냐멍" |
사정을 알게 된 후 전화의 첫마디가 "너 어떻게 된 거야!"였던 정화의 어머니도 처음엔 기쁨보다 걱정이 컸다고. 하지만 모카가 무럭무럭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며 지금은 마음을 놓은 상태다.
모카가 가족이 되면서 집안 분위기도 훨씬 화목해졌다. 이날 인터뷰에 동행하기도 한 정화의 어머니는 내내 모카에게서 눈을 떼지 못할 만큼 반려견의 사랑스러움에 푹 빠져 있던 모습이었다.
◇ 비타민의 비타민, 정화의 힐링 타임 책임지는 순둥이
올해 초 정화의 인스타그램. 모카가 아직 한 살도 채 되기 전 모습이다. |
반려견을 처음 길러본 탓에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평소 겁도 많고 걱정도 많은 편이라는 정화는 모카를 통해 조금이나마 부모님의 마음을 이해해 보는 중이다.
내가 하나의 생명체를 책임지고 잘 키울 수 있을까, 어깨도 무거웠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부담감보다는 함께 해서 느끼는 행복감이 더했다. 이제는 마음도 많이 편해진 상태다.
"처음엔 모카가 조금만 장난을 치고 돌아다녀도 노심초사했어요. '모카야 안 돼, 거기 가지 마' 하면서 계속 안고 있으려고 하고요. 비슷한 시기에 강아지를 키우게 된 멤버 LE 언니와는 우리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에 사연을 보내볼까 하는 얘기도 주고 받았을 정도라니까요."
햇볕 잘 드는 테라스에서 한 컷. 우리 닮았나요? |
그래도 모카는 'EXID의 비타민 막내' 정화의 비타민과도 다름없는 존재다. 모카가 곁에 다가와 몸을 붙이고 누워 있을 때면 그렇게 마음이 뿌듯할 수가 없단다. 집에서 모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정화만의 '힐링 타임'이 된 셈.
"스케줄 마치고 집에 들어가면 모카가 정말 나에게 큰 힘이구나, 라는 걸 많이 느껴요. 일이 끝나고 집에 갈 때가 되면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잖아요. 그럴 때 제가 오는 소리를 듣고 모카가 현관 앞에 나와서 반겨주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너무나 행복해져요."
◇ EXID는 지금, 반려동물 학부모 모임 중?
정화가 속한 걸그룹 EXID는 멤버 전원이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는 애견·애묘인들이다. 정화를 비롯해 LE, 솔지, 혜린이 반려견을, 하니가 반려묘를 기르고 있는 중.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화 주제로도 자연스레 반려동물 이야기가 빠짐없이 등장한다.
"한번 얘기를 꺼내기 시작하면 다들 봇물 터지듯 말이 나와요. 어떨 때 보면 꼭 학부모 모임 같다니까요. 서로 자기 애들 자랑도 많이 하고요(웃음)"
정화 엄마는 환한 미소, 모카는 슬슬 지겹다멍... |
정화는 한때 멤버 LE의 반려견 '우유(신기하게도 모카와 생일이 단 하루 차이란다)'와 모카의 사진을 게시하는 '모카와 우유의 멍뭉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기도 했다.
애석하게도 현재는 정화와 LE 모두 비밀번호를 잊는 바람에 업로드가 끊긴 상황이지만, 멤버들의 개인 계정을 통해서도 꾸준히 'EXID 동물농장'의 풍경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신기한 게 멤버들이 키우는 동물들이 다 자기랑 닮았어요. 예를 들어 혜린 언니의 반려견 꼬물이는 꼭 혜린 언니처럼 활발하고 사교성이 좋고, LE 언니의 반려견 우유는 약간 경계심이 있는 편이라던지, 하는 점들이요."
이젠 다시 보기 힘들어진.. 모카와 우유의 멍뭉스타그램! |
유순하고 사회성 좋은 모카지만 먹을 것 앞에서는 잠시 이성을 잃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더 어릴 때는 LE의 반려견 우유와도 자주 어울려 놀곤 했는데, 입이 짧은 우유와 달리 먹성이 대단해 우유의 간식까지 뺏어먹는 일이 잦았다. 모카가 특히 좋아하는 것은 우유향이 나는 개껌.
정화는 "집에 놀러가면 반갑다고 인사부터 하는 우유를 뿌리치고 가장 먼저 우유의 개껌을 찾아 무는 매정함(?)을 보이기도 했다"며 웃었다.
물론 올 7월 첫 생일을 맞은 한 살배기 개린이답게 '똥꼬발랄'한 장난을 치는 일도 없지는 않다. 많은 견주들처럼 정화 역시 반려동물용 CCTV를 설치해 모카를 지켜보는 중이다.
"한 번은 멤버들과 다같이 저녁을 먹으러 갔는데, CCTV를 보니 아무리 확대해서 찾아봐도 애가 안 보이는 거예요. 잘 보니까 혼자 쓰레기통을 엎어놓고 그 뒤에서 신나게 놀고 있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멤버들에게 말하고 먼저 돌아가서 집안을 치워야 한 적도 있어요."
지금은 '굿 애프터눈 뽀뽀' 중? |
EXID 새 앨범 활동에 한창인 정화는 작곡, 연기 연습도 꾸준히 병행하며 다양한 재능을 갈고닦는 중이다. 물론 모카의 보호자로서도 많은 것을 배워나가고 있다.
모카와 함께 쌓아갈 추억도, 해주고 싶은 것도 많다. 정화는 "모카가 꼭 내게 '굿 나잇 뽀뽀'를 해야지만 잠에 든다"며 뿌듯하게 웃었다.
"기회가 된다면 펫 방송에 출연해서 모카와 추억을 쌓는 것도 좋을 것 같고, 요즘은 애견 수영장에도 꼭 함께 가보고 싶어요. 모카가 아직 한 번도 수영을 해본 적이 없거든요. 멤버들이 다들 동물을 키우니까 같이 가도 재밌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