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소에 검은고양이만 남았다..“셀카발 별로”
[노트펫] 검은 고양이가 셀카에 예쁘게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고양이 보호소에서 검은 고양이들이 외면당하고 있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난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잉글랜드 브리스틀 시(市)에 있는 고양이 보호소 ‘모거리’는 21년 역사상 처음으로 보호소 고양이들이 모두 검은 고양이들만 남았다고 밝혔다. 모거리에서 입양을 기다리는 고양이 40마리가 모두 검은 고양이라고 전했다.
모거리는 넘쳐나는 검은 고양이 수를 줄이기 위해 오는 2월까지 브리스틀 소재 검은 고양이들을 무료로 중성화 수술을 해주기로 결정했다.
모거리의 설립자인 크리스틴 베이카(64세)는 고양이를 입양하려는 사람들이 셀카 사진(selfie)에 잘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검은 고양이를 기피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0년간 검은 고양이 입양이 어려웠지만, 요즘 들어 “검은 고양이들은 셀피에서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고 전했다.
베이카는 “이제 모든 사람들이 셀피를 찍길 원하고, 셀피를 페이스북에 올린다”며 “확실히 셀피 때문에 검은 고양이 입양이 더 어려워졌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검은 고양이 ‘벨벳’은 모거리 보호소에 무려 14년간 살았다.
고양이를 입양하려고 온 사람들은 “검은 색 빼고 어떤 색이든 괜찮다”고 말한다고 한다. 회색 고양이나 얼룩 고양이는 보호소에 들어온 날 바로 입양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도 보호소에 검은 고양이나 흑백 얼룩고양이가 다른 색 고양이들보다 더 많아졌다고 밝혔다. 황색 고양이에 비하면, 검은 고양이나 흑백 고양이가 입양되는 데 최소 열흘 더 걸린다고 한다.
사람들이 점점 더 보호소에서 고양이 외모를 보고 반려동물을 고르고 있다. 사람들은 얼굴이 둥근 고양이보다 “코가 뾰족한 고양이”를 좋아한다고 한다. 베이카는 “사람들이 디자이너 고양이를 원한다”며 “그들이 이제 주문을 할 지경”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배터시 개와 고양이의 집(Battersea Dogs & Cats Home)의 런던 지부 매니저 레이첼 손더스는 “고양이들은 소셜 미디어에서 ‘좋아요’를 받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그 이상”이라며 “고양이들은 무슨 색이든 당신의 가장 가까운 친구이나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급기야 RSPCA는 검은 고양이 입양을 독려하기 위해, 검은 고양이와 셀카를 잘 찍는 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 1. 적당한 간식을 준비하세요.
- 2. 깔끔하고 미니멀한 배경을 고르세요.
- 3. 조명을 부드럽게 조정하세요.
- 4. 고양이 눈높이로 몸을 낮추세요. (오래 누워있어야 할 수도 있어요.)
- 5. 검은 고양이 눈에 카메라 초점을 맞추세요.
Read today that people don’t want to adopt black cats as they’re not easily Instagrammable. A load of tosh: our RSPCA black cat thinks she’s in a Vogue photo shoot and more importantly is supremely affectionate pic.twitter.com/XqJpiD1B9c
— Isabel Hardman (@IsabelHardman) January 30,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