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자확인? 중금속중독? 건강상태확인? 모발검사의 용도는 꽤 다양한 편이다. 이런 모발검사를 동물에게도 적용하는 것이 가능할까. 가능하다. 1960년대 미국에서 경주마의 갈기를 분석한 것이 시초라고 한다.
국내에도 개와 고양이의 모발검사를 전문적으로 해주는 업체가 최근 설립됐다. 이제 미국이나 일본에 샘플을 보내 결과를 받아보지 않고 국내에서도 곧장 모발검사를 받아볼 수 있게 됐다.
특히 겉으로 큰 병은 없는데 웬지 아픈. 이런 '반건강' 상태의 반려동물이라면 모발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고 큰 질병을 막는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는 평가다.
지난 5월 헤어벳(HAIRVET)이라는 업체가 설립돼 조만간 닻을 올린다. 헤어벳은 수은, 납 등 중금속 오염 정도와 필수 미네랄의 균형 여부를 파악, 개별적인 맞춤 영양 치료를 제공한다. 특히 이를 위해 모발검사를 우선 진행한다.
헤어벳은 전국 동물병원의 임상수의사들로부터 모발검사 의뢰를 받아 체내 유독성 중금속과 영양 미네랄 검사를 수행한다. 소요되는 시간은 1주일, 각 보호자들은 자신이 다니는 동물병원에서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헤어벳에 따르면 모발검사는 반건강 상태를 미리 파악하므로 질병상태로 발전되는 걸 막는데 효과가 크다. 질병으로 병원을 찾는 반려동물은 전체의 20%에 불과하다. 모발검사가 나머지 80%의 반려동물의 건강상태를 파악하는데 유용하다는 것이다.
먹거리 관련 영양 상태를 파악할 수 있고,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증상이 반복되거나 피부 가려움증, 탈모, 아토피 등 특별한 원인을 알 수 없는 피부질환에도 검사가 도움이 된다.
검사 방법이 쉬운 것은 사람 모발검사와 마찬가지. 모발은 검체대상 물체로 인정돼 있으며 혈액검사에 비해 반려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고, 혈액이나 소변에 비해 변질될 걱정이 없다. 장기간에 걸친 영양섭취 상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고, 신체의 생리적 변화도 알 수 있다.
김종석 헤어벳 대표는 "모발검사를 통해 반려동물에 대한 맞춤 영양 관리가 가능하다"며 "모발검사가 반려동물과 오래오래 함께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