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고양이 베일리. |
[노트펫] 13년 전 입양한 새끼고양이가 현재 주인 딸의 수호천사가 돼 은혜를 갚았다고 고양이 전문 매체 러브 미아우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전했다.
대학생 에린 메린은 13년 전 황토색 고양이 새끼를 입양해 ‘베일리’라고 이름을 지어줬다. 반려동물을 금지한 대학교 기숙사에서 살기 때문에 고양이를 기를 형편이 아니었지만, 메린은 베일리에게 첫눈에 반해 규정 위반도 무릅쓰고 베일리를 숨겨서 키웠다.
한 주 만에 베일리의 존재가 들통 났고, 학교 당국은 메린에게 이틀 안에 베일리를 보호소에 돌려보내라고 지시했다. 부모님은 이미 반려견 한 마리와 고양이 두 마리를 돌보고 있었기 때문에 베일리를 받아주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메린은 수소문 끝에 베일리를 받아주겠다는 80대 할머니를 찾아냈다. 메린은 베일리를 새 주인에게 보내고 4시간 동안 울었다. 베일리도 새 집에서 잘 적응하지 못했다. 새 주인의 고양이가 텃세를 부린 탓이었다.
베일리는 다시 주인을 찾는 처지가 됐다. 메린은 겨울방학에 이 소식을 듣고, 부모님을 간곡하게 설득했다. 자신이 베일리를 키울 수 있을 때까지 베일리를 맡아달라고 애원한 끝에, 베일리는 부모님 집에서 지낼 수 있게 됐다.
메린은 “나는 베일리를 키우도록 허락을 받기 위해 부모님을 확신시키느라 한 달간 설득했다”며 “엄마는 마침내 져줬지만, 아빠는 결코 허락해주지 않은 대신 내 방색대로 하게 해줬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아기 애비를 안아준 고양이 베일리. |
그렇게 베일리는 메린의 고양이가 됐다. 메린은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한 뒤에도 베일리를 계속 돌봤다. 9년 전 딸 ‘애비’의 엄마가 된 메린은 베일리가 새 아기와 잘 지낼지 걱정했다. 하지만 기우였다. 베일리는 아기 곁을 지키며, 아기를 안아주고, 사랑해줬다.
애비가 자라면서, 베일리는 동생을 지켜주는 오빠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껌딱지처럼 애비 곁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애비가 아장아장 걸어가는 곳이면 어디든 호위했다.
애비를 꼭 끌어안고 함께 잠든 고양이 베일리. |
애비가 2살이 됐을 때, 동생 ‘해나’가 태어났다. 베일리는 해나도 잘 돌봐줬다. 딸들이 낮잠을 자는 시간이 되면, 베일리는 딸들과 함께 침대에서 잠을 잤다. 물론 다정다감한 고양이 베일리는 첫 동생 애비를 서운하게 하는 일은 절대로 없었다.
애비의 서툰 낭독을 참을성 좋게 들어준 고양이 베일리. |
애비가 글자를 배우면서 책을 읽어주자, 베일리는 훌륭한 청중이 돼줬다. 베일리가 어찌나 잘 들어줬던지, 애비는 베일리를 위해 끊임없이 계속 책을 읽어주게 됐다. 애비는 베일리 덕분에 독서습관을 기르게 됐다.
고양이 베일리와 동생 해나가 인형들과 함께 나란히 앉아서, 애비의 낭독에 집중하고 있다. |
이제 4살이 된 딸이 책을 펼쳐들면, 13살이 된 노령 고양이 베일리는 애비의 품을 파고든다. 애비가 책을 읽어주면, 베일리는 한 글자도 놓치지 않고 집중해서 듣는다.
메린이 지난 9일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에서 베일리는 쏟아지는 잠을 꾹 참으면서 애비의 낭독을 듣는 훌륭한 자세를 보여줬다. 영상에서 보이지 않지만 해나가 옹알거리는 목소리도 간혹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