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가와무라 겐키 / 이영미 역, 오퍼 프레스(2014) |
소설이지만 삶에 대한 철학이 느껴지는,
나와 고양이 그리고 유쾌한 악마의 이상한 일주일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은 인간의 '가치'와 '판단'에 관한 문제를 희극적인 가벼운 터치로 그려낸 작품이다.
어느 날 갑자기 시한부 선고를 받는 주인공, 그 앞에 나타난 부담스러울 정도로 화려하고 쾌활한 악마, 하루를 연명하기 위해 세상에서 뭔가 하나를 없애야 한다는 비현실적 거래, 그리고 잇달아 사라져가는 전화, 영화, 시계, 난데없이 말을 하는 고양이……. 죽음을 눈앞에 둔 절박한 상황에서 판타지적 설정과 전개가 펼쳐진다.
시대마다 고유한 질병이 있다고 한다. 우리 현대인은 자기 자신을 스스로 노예처럼 과잉 착취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누가 등을 떠민 것도 아닌데 자기가 자기의 감시자가 되어 몰아붙인다. 그로 인해 사색적 삶은 감쪽같이 자취를 감췄다. 이는 어느 날 갑자기 말기암 선고를 받는 주인공의 상황과 똑같을지 모른다.
그냥 사는 것은 의미가 없다. 어떻게 사느냐에 의미가 있다. 남들의 잣대에 맞춘 외적인 것들, 현상적인 것들, 그럴듯하게 보이는 것들을 추구하는 무의미한 궤도에서 벗어나 가끔은 내 삶의 '고양이'가 무엇인지 질문하는 태도야말로 참다운 느리게 살기가 아닐까.
저자 가와무라 겐키는 전차남, 악인, 고백 등을 제작한 영화 프로듀서다.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은 저자의 데뷔소설로 2013년 일본 서점대상에 노미네이트 됐고, 현재 미야자키 아오이 주연의 영화로 제작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