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일본 통신원]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데리고 동물원이나 해양생물공원에 가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동물원 등에 있는 동물들의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전염병을 옮길 수도 있어서다. 그런데 최근 일본의 한 해양생물공원이 동반 입장을 허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카나가와현 미우라시(神奈川県 三浦市)에 있는 케이큐 아부라츠보 마린파크(京急油壺マリンパーク)는 지난 18일 개와 고양이의 동반 입장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이 해양생물테마파크는 각종 해양생물을 전시한 것은 물론이고, 돌고래쇼 등 각종 쇼도 관람할 수 있으며 또 물고기를 잡아 먹는 수달 등도 볼 수 있다.
ⓒ노트펫 일본의 한 해양생물테마파크가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입장을 공식화했다. 마리당 500엔을 내면 눈치 보지 않고 테마파크를 즐길 수 있다. |
마린파크는 당초 개나 고양이를 데리고 오는 것에 별다른 제한을 두지 않았다. 그렇다고 데리고 입장할 수도 있다고 적극 홍보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동반 입장을 크게 제지하지 않는 것이 이용객 사이에서 소문이 나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들어오는 이들도 늘었다.
이런 반면에 개나 고양이를 데리고 오지 않거나 혹은 데리고 온 것에 대해 불편해 하는 이용객들의 눈치를 보는 일이 잦아졌다. 마린파크 측은 아예 동반입장을 공식화하기로 결정했다.
개나 고양이 마리당 500엔의 입장료를 받아 동반입장 고객들이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도록 했고, 개가 뛰어놀 수 있는 약 132평방미터 규모의 도그런도 설치했다. 또 돌고래쇼나 바다사자쇼 한 귀퉁이에 동반입장 이용객들을 위한 전용관람석도 만들었다.
한편으로 이용수칙을 만들어 그렇지 않은 고객들은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이용수칙은 무려 15가지에 달한다. 우선 개는 광견병예방접종과 5종 이상의 혼합예방접종을 1년 안에 맞췄다는 증명서를 지참해야 한다. 고양이의 경우 3종 이상의 혼합백신접종을 역시 1년 이내에 맞췄어야 한다.
전염성 질병에 걸린 반려동물은 당연 입장이 허용되지 않는다. 또 안전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개나 고양이는 들어올 수 없다. 이동하거나 시설물을 이용할 때 반드시 목줄을 해야 하며 혹은 케이지에 넣어 다녀야 한다.
특이한 것은 뒷처리에 관한 규정이다. 배변봉투를 준비, 배설물을 즉각 치워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마킹용 물도 준비해야 하는데 곳곳의 시설물에 마킹 즉, 오줌을 눴을 경우 마킹용 물로 씻어내야 한다. 먹일 물은 따로 준비해야 하며, 벤치에 앉힐 경우에도 시트나 패드를 사용해야 한다. 수조를 보면서 개나 고양이가 수조에 발톱을 거는 행위도 삼가야 한다.
지난 19일 반려견 2마리를 데리고 마린파크를 찾은 한 주부는 "처음으로 각종 쇼도 함께 관람했다"면서 "여름철 개를 집에 혼자 두고 외출할 경우 미안했던 마음이 좀 해소됐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