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밥 챙겨주는 집사의 이어폰을 빼앗아 달아나는 길고양이의 모습이 유쾌한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26일 예민 씨는 온라인 고양이 커뮤니티에 "집 앞에서 밥 주는 개냥이인데… 오랜만에 이어폰으로 놀아주는데… 눈치 보더니 이어폰 들고 튀었어요"라는 글과 함께 한 편의 영상을 게재했다.
게재된 영상 속에는 예민 씨가 믿었던 길냥이 '애기'에게 눈앞에서 이어폰을 뺏긴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놀아주고 싶은 마음에 가던 길을 멈춰서 이어폰을 열심히 흔들어준 예민 씨에게 애기가 보여준 건 "인생은 실전이다"는 교훈뿐이었다.
순식간에 시가 4만원 짜리 이어폰을 물고 달아나는 '냥아치' 애기의 모습을 그저 멍하니 바라볼 수 없었다는 예민 씨.
"평소에도 애기 뿐만 아니라 제가 밥을 주는 다른 길냥이들과도 이어폰으로 놀아줬었다"며 "저 날도 계단에 앉아 놀아주는데 애기가 갑자기 딴 곳을 보길래 어딜 보나 쳐다봤더니, 그때 이어폰을 물고 도망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집사는 미끼를 물어버렸어~" |
이어 "길냥이들이랑 주로 이어폰으로 놀아주다 보니 고장 난 적은 많았지만 뺏긴 적은 처음이다"며 "쫓아가다 포기하고 그냥 새로 하나 사기로 했다"고 웃으며 덧붙였다.
옆 동네 고양이였던 애기는 예민 씨가 밥을 챙겨주던 치즈냥이가 3개월 전부터 데리고 온 아이다.
그 이후로 쭉 같이 밥을 챙겨줬다는 예민 씨. 특히 애기는 순하고 사람을 잘 따르는 개냥이라 이번 일로 예민 씨의 충격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예민 씨는 "애기는 혹시 고양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해코지를 할까봐 걱정이 될 정도로 사람을 좋아하고 잘 따르는 개냥이다"며 "이왕 뺏긴 거 애기가 이어폰을 장난감 삼아 재밌게 가지고 놀았으면 좋겠다"고 밝게 웃었다.
"음악은 국가가 허락하는 유일한 마약이다옹~" |
사연 있는 길냥이를 입양해 가족처럼 키웠던 예민 씨는 얼마 전 녀석이 병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힘든 일을 겪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길거리를 떠돌아다녀야 하는 길냥이들에게 자꾸 더 마음이 쓰인다는데.
"집냥이들처럼 따뜻한 곳에서 편하게 쉬며 마음껏 밥을 먹을 수 없는 운명으로 태어난 길냥이들이 안타깝다"는 예민 씨.
"해줄 수 있는 게 식사 제공밖에 없어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매일 주는 밥 잘 먹고 행복한 길냥이로 옆에 오래 있어줬으면 좋겠다"는 따뜻한 바람을 전했다.
"집사야, 항상 고맙다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