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장난감에 대한 집착이 유별난 고양이가 집사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지난 2일 고양이 관련 커뮤니티에는 주인의 힘에 못 이겨 끌려오면서도 끝까지 장난감을 물고 놓지 않는 고양이의 영상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 선호 씨는 이 영상을 게재하면서 "(한번 장난감을 잡으면) 절대 안 놓는다"며 "낚시하는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왜 이러죠?"라는 질문을 남겨 선배 집사들의 답을 구했다. 반려묘 크림이의 집착이 너무 강한 건 아닌지 걱정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상 속 크림이는 장난감을 갖고 놀다가 선호 씨가 낚아채면 질질 끌려오면서도 놓질 않았다.
이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입을 모아 "어릴 땐 다 그렇다"며 걱정에 빠진 선호 씨를 달래려 자신의 반려묘가 어렸을 당시 경험담을 늘어놨다.
"아 이걸 속네" |
크림이는 하루 늦게 태어난 여동생 치즈와 함께 살고 있다. 친남매는 아니고, 선호 씨가 각각 다른 곳으로부터 입양한 이복 남매다.
두 남매는 정반대의 성격이다. 크림이는 도도한 고양이의 표본이고, 치즈는 반대로 엄청난 개냥이다. 달리 말하면 크림이는 의젓한 오빠, 치즈는 애교쟁이 여동생이다.
"흑..내가 속았다니..구석에 가서 찌그러져야겠다" |
크림이는 안으려고 하면 쪼르르 도망가고 늘 캣타워 위에서 지켜보기만 하는데, 마치 집사가 일을 잘하는지 지켜보는 느낌이라나? 크림이가 3개월령인 걸 고려하면 지나치게 도도한 게 아닌가 싶다는 게 선호 씨 설명이다.
반면 치즈는 선호 씨가 귀가하면 현관까지 달려 나와 마중하고, 선호 씨가 어딜 가든 졸졸 따라다닌다. 화장실까지 따라오는 모습은 애틋한 마음마저 들게 한다. 다만 낯선 손님에게도 선호 씨에게 하듯 애교를 부리는 탓에 이때마다 선호 씨는 '내가 특별한 게 아니었구나'하는 생각에 씁쓸해진단다.
이처럼 두 남매의 성격이 판이하다 보니 자연스레 크림이보다는 치즈와 노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날 선호 씨는 크림이와도 친해지고 싶은 마음에 먼저 장난을 걸었다가 선배 집사들에게 큰 공감을 이끌어냈다.
우애좋은 오누이. |
선호 씨는 처음부터 두 마리를 함께 입양할 생각이었다. 한 마리만 키우는 집에 있는 반려동물들은 왠지 쓸쓸해 보였기 때문이다. 크림이와 치즈를 같은 날 데려온 이유다.
그러나 두 남매가 잘 지낼 거라는 선호 씨 기대와 달리 첫날은 종일 서로 하악질만 하며 보냈다. 입양 날짜만 같을 뿐 서로 다른 곳에서 데려오다 보니 고양이들 입장에서는 생판 남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재미난 점은 잘 때가 되자 따뜻한 품이 그리워진 남매가 선호 씨를 가운데 끼고 모여들었다는 것이다. 두 남매의 신경전은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했다.
이튿날부터는 서열정리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치즈가 우위에 있는 듯했으나 며칠간 눈칫밥을 먹던 크림이의 반격으로 현재는 크림이가 서열 우위에 있다.
이후 치즈는 크림이가 뭘 하든 꼭 따라 한다. 크림이가 몸 단장을 하면 치즈도 따라서 몸 단장을 하고, 크림이가 스크래쳐를 긁으면 치즈도 따라서 스크래쳐를 긁는다. 고작 '하루' 차이가 둘의 관계를 이렇게 만들었다.
선호 씨는 "크림이가 하루 차이로 치즈의 오빠인데, 오빠로서 동생 잘 지켜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두 남매를 동시 입양했다"며 "입양 초반에는 내 바람과 반대였지만 지금은 훌륭한 오빠·동생 관계가 돼서 흐뭇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