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를 즐기는 애주가라면 익히 아는 양주가 있다. 귀여운 검은색 개와 흰색 개가 나란히 앉아 있는 스카치 ‘블랙 앤 화이트’
그런데 로고에 있는 검은색 개는 스코티시 테리어, 흰색 개는 웨스트 하일랜드 화이트 테리어다. 두 종류의 개들은 테리어에 속하는 소형 사냥개로 원산지는 스코틀랜드다.
순백의 흰 개 웨스트 하일랜드 화이트 테리어는 너무 긴 이름 때문에 부르기도 어렵고 기억하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애견인들은 이 개를 웨스티라고 줄여 부른다. 요크셔 테리어를 요키라고 부르는 것과 같은 의미다. 검은색 사냥개인 스코티시 테리어는 여우 사냥개로 명성이 자자하다.
그런데 전혀 다른 색상의 두 사냥개는 사실 매우 가까운 친척 사이다. 두 견종 모두 영국이 고향인 케언 테리어의 후손들이기 때문이다.
ⓒ캉스독스, 웨스트 하일랜드 화이트 테리어는 장난꾸러기 얼굴을 하고 있지만 가정견으로 개량된 말티즈와는 성격이 딴판이다. |
위스키뿐만 아니라 골프를 좋아하는 분들도 블랙 앤 화이트에 있는 웨스티와 스코티시 테리어를 잘 안다. 1980년 일본의 모 의류 업체가 영국에서 ‘블랙 앤 화이트’의 라이센스를 의류 브랜드에 도입할 수 있도록 계약하여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순백의 작은 사냥개 웨스티는 귀엽고 장난꾸러기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 개를 몰티즈와 같이 순한 응석받이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
웨스티는 처음부터 애완견으로 개량된 개가 아니다. 이 개는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쥐를 잡거나, 값비싼 수달을 사냥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량된 사냥개다. 따라서 웨스티는 작은 체구지만 용감하며 겁이 없다. 그래서 말티즈와 같이 수천 년 동안 애완견 목적으로 개량되어진 개들과는 성격이 판이할 수 밖에 없다.
웨스티는 사냥개 특유의 경계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집을 지키는 번견(番犬)의 용도로 키우기에 적합하다. 하지만 경계심이 강한 편이라서 셰틀랜드 시프 도그(약칭: 셀티)처럼 헛짖는 성향이 있다. 따라서 도심 속 아파트라는 공간에서 키우기에는 다소 부적합한 견종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