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주인이 마따따비(개다리나무) 막대를 건네자, 시쳇말로 환장하는 고양이 사진이 인터넷상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저 원래 이렇게 분위기 있는 고양이에요" |
서영 씨는 새해 첫날 한 반려동물 커뮤니티에 "우리 애 레전드 짤 보실 분"이라며 반려묘 꼬맹이의 사진을 한 장 올렸다.
그가 게재한 사진 속 꼬맹이의 눈이 뒤집힌 건 마따따비 막대 때문이다. 고양이계 마약으로 알려진 캣닢(개박하)과 마따따비, 꼬맹이는 그 중 캣닢에는 관심이 없고 마따따비를 좋아한다는 게 서영 씨 설명이다.
마따따비 냄새를 맡고 흥분한 꼬맹이. |
사진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갈색 털은 꼬맹이와 함께 사는 강아지다. 이 친구 이름은 행님, 말 그대로 꼬맹이보다 형이라서 행님이다.
두 녀석은 이름값을 하는 건지 진짜 형제처럼 지낸다. 잘 놀다가도 이유 없이 싸우고, 그러다가 어느새 다시 붙어있는 모습을 보면서 서영 씨는 다른 종(種)끼리도 '함께 살면 가족'이라는 공식이 통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서영 씨는 "(네티즌들이) 우리 집 꼬마 형제들 사진을 보면 대부분 꼬맹이만 칭찬한다"면서 "꼬맹이가 칭찬받아 좋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행님이도 너무 예쁜데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 서운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행님과 꼬맹이의 합사 첫날. 다행히 금세 친해져 첫날부터 사이좋게 지냈다고 한다. |
꼬맹이는 서영 씨가 임시 보호한 뒤 입양 보낸 고양이였다.
특별히 신경 써 지인에게 입양을 보낸 터라 딱히 걱정은 하지 않았다는 서영 씨. 가끔 꼬맹이가 잘 지내는지 묻는 정도였다.
행님이(오른쪽)와 꼬맹이(왼쪽) 투샷. |
그러나 어느 날 믿었던 지인이 꼬맹이를 유기한 뒤 잠적했고, 서영 씨 심장은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임시 보호하는 동안 각별한 정이 들어 고민 끝에 지인에게 맡겼던 것이 오히려 독이 된 상황. 서영 씨는 연고도 없는 지역에서 3개월가량을 수소문한 끝에 꼬맹이를 찾을 수 있었다.
서영 씨는 유기를 겪은 꼬맹이를 다른 사람에게 다시 보내면 불안감에 밤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할 것 같아 직접 키우기로 했다.
서영 씨가 3개월간 수소문한 끝에 되찾은 꼬맹이. 서영 씨는 영원히 이 날을 잊지 못할 거라고 했다. |
서영 씨가 꼬맹이를 아끼는 만큼 꼬맹이도 가족 중에서 서영 씨를 가장 잘 따른다.
꼬맹이는 서영 씨가 외출하면 울기 시작하는데, 외박이라도 하면 밤새 울음이 이어진다. 서영 씨가 외박할 때마다 엄마보다 꼬맹이 눈치를 더 보는 이유다.
울다 지쳐 잠들었다가도 서영 씨가 귀가하면 벌떡 일어나 고롱고롱하며 애교 부리는 것 역시 서영 씨에게만 하는 행동이다.
서영 씨는 "꼬맹이가 나를 찾으며 울었다는 얘기를 듣거나 귀가하는 나를 반길 때마다 코끝이 찡하다"며 "힘들었던 하루가 밤이 되어서야 환해지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꼬맹이(왼쪽)는 산책하러 나갔다가 연두(오른쪽)를 보고 첫눈에 반했다. 몇 날 며칠 울기만 하는 꼬맹이를 보며 서영 씨는 실연당한 아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됐다. |
서영 씨는 인터뷰를 마치며 "행님이, 꼬맹이와 함께 하는 하루하루가 모두 기억에 남지만 역시 꼬맹이와 다시 만난 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둘과 보내는 시간을 소홀히 하지 않으려 수시로 일상을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