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The Dodo 화면 캡처(이하) |
[노트펫] 22마리 고양이들을 유기한 전 주인이 남긴 건 그의 모든 재산인 30달러(한화 약 3만 3,800원)와 한 통의 편지였다.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동물매체 더 도도는 미국의 한 애완용품매장에 22마리의 고양이들을 유기한 전 주인이 남긴 편지를 공개했다.
미국 델라웨어주(Delaware)에 사는 크리스티 이드넘(Kristi Idnurm)은 지난 6일 오전 애완용품매장에 출근했다가 편지 한 통을 발견했다.
찢어진 노트 3장에 적힌 편지를 흘낏 읽은 그녀는 서둘러 매장 뒤편으로 달려갔다.
매장 뒤편에는 담요로 뒤덮인 몇 개의 케이지가 놓여있었고, 담요를 들치자 그 안에는 22마리의 고양이들이 몸을 부대끼고 있었다.
'크리스티스 캐츠( Kristi’s Kats)'라는 동물 구조 단체를 운영하고 있기도 한 그녀는 그간 버려지는 동물을 수없이 봐왔다.
그러나 이 고양이들은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한눈에 봐도 건강했고 보살핌을 잘 받아온 상태였으며, 화장실 훈련까지 돼 있었다.
22마리의 고양이들을 데리고 가게 안으로 돌아온 그녀는 고양이들의 전 주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남긴 편지를 다시 읽어내려갔다.
"제발 저를 판단하기 전에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길 바랍니다"고 적힌 편지에는 이 사람이 왜 22마리의 고양이들을 버려야 했는지에 대한 가슴 아픈 사연이 담겨있었다.
"저는 고양이를 구조해 돌봐왔던 사람입니다"로 시작된 편지에 따르면 곤경에 처한 고양이를 구조해 돌보는데 많은 시간을 바쳤던 이 사람은 최근 갑작스러운 가족의 비극을 겪게 됐다.
그 혹은 그녀의 아들은 자동차 사고를 당했고, 곁을 지키며 보살필 보호자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이 사람의 고모가 간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고, 고모의 장례식을 치러주기 위해 저축한 돈까지 전부 써야 했다.
그 후 이 사람은 원래 살고 있던 집에서 나가 달라는 통보까지 받게 됐다.
더이상 고양이들을 돌볼 수 없다고 판단한 이 사람은 집에서 쫓겨나기 전 몇 주 동안 자신의 이사 준비 대신 고양이들의 새집을 찾아주기 위해 모든 노력을 쏟았다고 한다.
그러나 일은 생각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 이렇게 편지와 함께 고양이들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는 것.
고양이들을 잘 돌봐달라는 간곡한 편지와 함께 이 사람은 아마도 가진 재산의 전부인 듯한 30달러를 함께 남겼다.
어떤 경우에서든 동물을 버린다는 것은 분명히 옳지 못한 일이었지만, 이드넘은 이 편지에서 편지를 쓴 사람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고 도도는 전했다.
결국 이드넘은 22마리의 고양이들에게 새로운 보금자리를 구해주기로 했다.
그녀와 크리스티 캣츠 봉사자들이 필사적으로 도운 결과 고양이들은 새로운 안식처로 보내졌다.
아직 입양되지 않은 몇몇 녀석들은 현재 봉사자들의 집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다는 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