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새벽 서울 홍대입구역에 길고양이 광고가 설치되고 있다. |
[노트펫] "이 녀석은 삼팔이예요. 관악구 인헌동에 사는 길고양이인데 이번에 섭외했습니다."
지난 6일 새벽부터 서울 지하철 홍대입구역 합정 방향 3번 플랫폼에서 큰 눈망울 가진 고양이가 오가는 이들을 맞이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함께 사진과 영상을 찍고, 어떤 이들은 이 녀석에게 다가가 기꺼이 안아주기도 한다.
지하철역에 등장한 길고양이 지하철 광고 앞 풍경이다. 길고양이 인식 개선을 위한 전국 지하철 광고가 시작됐다.
지난달 '거리의 집사' 김하연 사진 작가는 SNS에 한 가지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지난 2월14일부터 한 달 간 서울대입구역에 설치됐던 길고양이 광고의 종료를 아쉬워하면서 홍대입구역에서 광고를 진행해보자고 제안했다. '티끌 모아 광고' 프로젝트였다.
홍대입구역에서 시민들을 맞이하는 삼팔이. |
홍대입구역 광고에 필요한 금액은 총 627만원. 시작할 당시에는 설마설마했는데 프로젝트 참여 열기는 기대 이상이었다. 4시간 만에 목표금액을 넘더니 지난달 말 모금 마감 시까지 3000만원이 넘는 '티끌'이 모였다. 총 1348명이 후원했다.
생각지도 않은 열기에 프로젝트는 전국 6개 광역시 지하철로 확대됐다.
부산 서면역 광고가 확정됐고, 광주 문화의전당역, 대구 중앙로역, 대전 시청역에 이어 마지막 인천 부평역까지 길고양이 광고 게재가 확정됐다.
"길에서 태어났지만 우리의 이웃입니다"
메인 카피는 전국 지하철역 어디나 똑같다. 후원자들의 이름이 광고판 아래 빽빽히 새겨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광고가 설치되는 전국 6개 지하철 역마다 각기 다른 길고양이들이 오가는 시민들을 맞이할 예정이다.
부산 서면역 모델로 확정된 뭉치. |
홍대입구역은 삼팔이가 지키고, 부산 서면역은 뭉치가 나선다. 6살이 넘은 길고양이 뭉치는 사람과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가깝게 지내고 싶어하는 녀석이란다.
다른 지역 모델들 역시 집사들의 의견을 모아 설치 장소를 확정하고, 광고 판형이 나오면 순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모든 진행 과정은 김하연 작가의 SNS에서 공개된다.
김 작가는 "길고양이 광고를 설치해 놓는다고 해서 사람들이 길고양이에 대한 인식이 확 바뀌진 않는다"면서 "입소문부터 인증샷, 셀카, 단체샷을 통해 길고양이는 우리의 이웃 이라는 점을 널리 알려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