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과일씨 삼킴 주의
자두 이상 크기 씨는 장폐색 불러올 수도
얼마전 경기도 분당의 한 동물병원. 애초 중성화수술을 하러 왔던 개에게 뜻밖의 수술이 행해지고 있었다. 수술 전 검사를 위해 엑스레이를 찍어 봤는데 위속에서 이물질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위절개 수술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은 새까맣게 변해 버린 자두씨였다.
보호자와 상담해 본 결과, 그 자두씨는 근 1년을 개의 위 안에 있었던 추정됐다. 장으로 넘어가지 않은 것이 천만다행이었다. 자칫 장폐색을 일으켜 더 큰 수술을 하는 것은 물론이고 생명도 위태로울 수 있었다.
그런데 왜 여태까지 몰랐던 것일까. 위속에 있더라도 개가 사료를 먹고 소화시키는데는 큰 문제가 없다. 그리고 증상이라봐야 가끔씩 구토를 하거나 특정 부위를 누르면 아프다고 할 뿐이다. 평소에도 구토하는 때가 꽤 있는 만큼 별일이 아닌가 보다 했던 것이다.
여름철하면 과일이다. 사람들이 과일을 즐겨 찾으면서 개가 과일을 먹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포도처럼 신부전을 일으킬 가능성으로 먹여서는 안될 과일도 있지만 또 하나 주의해야할 것이 바로 씨다.
수박씨나 참외씨 등 크기가 작은 씨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장을 거쳐 변의 형태로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두씨 이상의 크기부터는 개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 소화가 되지 않고 그대로 장으로 들어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김진희 행복이있는동물병원 정자점 원장은 "리트리버 같은 대형견이라도 자두씨 이상의 과일씨를 몸밖으로 배출하는 것은 로또에 당첨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외부 배출은 매우 어렵다.
과일씨를 삼키는 사고는 주로 식탁 밑에서 발생한다. 가족들이 과일을 먹다 실수로 바닥에 씨를 떨어 뜨리면 식탁 아래 있던 개가 그것을 낼름 삼킬 수 있다. 또 쓰레기통 역시 사고가 일어날 소지를 안고 있다. 과육이 붙어 있는 씨를 무심코 쓰레기통에 버릴 경우 개가 그 쓰레기통을 뒤져서 먹을 수 있다.
쓰레기통은 일반쓰레기로 분류되는 닭뼈 삼킴 사고의 주된 진앙지이기도 하다. 닭뼈는 날카롭게 부서지고, 이것이 소화기를 통과하면서 장기를 찌르거나 하는 사고가 날 수 있다. 목에 걸려 천공을 유발할 수도 있다.
평소 구토를 했더라도 어느 순간 구토를 이전보다 자주 하는 것처럼 보인다면 일단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