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광주 광산경찰서 제공. |
[노트펫] 지난 12일 오후 광주 광산구 왕복 10차선 도로가 예고 없이 10여분간 전면 통제됐다. 오리 가족이 차로를 가로질러서다.
광주 광산경찰서 교통안전계 3팀 경찰관 4명은 이날 오후 4시 50분께 임방울대로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경찰은 앞서 동물보호단체와 주민들로부터 아파트 옥상에 있는 청둥오리 일가족 보금자리를 근처 강으로 옮겨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에 교통경찰관들은 어미 오리와 새끼 오리 14마리 등 총 15마리를 강까지 유도했다.
오리 가족이 강 인근 도로를 가로지르려 하자 경찰은 차량 통행을 전면 통제하고 시민들에게 일일이 양해를 구했다. 사연을 들은 시민들은 차량을 세우고 오리 가족의 안전한 이사를 도왔다.
오리 가족이 모두 도로를 건너는 데는 10여분이 소요됐다.
사진=광주 광산경찰서 제공. |
이처럼 훈훈한 이사 과정 이면에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었다.
어미 오리는 3년 전 풍영정천 인근 한 아파트 옥상에 날아들어 알을 낳았고, 봄이 되자 겨우내 키운 새끼들과 함께 자연으로 돌아가려 지상 20층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어미는 그 해 새끼들을 모두 잃고, 이듬해 겨울 다시 아파트 옥상을 찾아 같은 비극을 반복했다.
이를 지켜본 주민들은 새끼 오리들을 무사히 자연에 돌려보내기 위해 동물보호단체와 힘을 모았다.
사진=광주 광산경찰서 제공. |
이들은 새끼 오리가 어느 정도 큰 뒤 뛰어내릴 것을 대비해 옥상에서 지상까지 비닐을 이어붙였다. 사람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옥상에서 뛰어내리는 오리들이 안전하게 지상에 설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오전 7시 30분 아파트 옥상을 떠난 오리 가족은 주민, 경찰, 동물보호단체의 도움으로 약 10시간 만에 직선거리로 200여m 떨어진 풍영정천에 안전하게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