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구장 고양이 난입..올들어 두번째
낡은 야구장내 배관 등에 서식..사직구장에 특히 많아
2015 KBO 리그, 한화와 LG의 경기 중 대전구장에 난입한 고양이 |
지난 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LG트윈스 경기에 고양이가 난입했다. 치열한 수싸움이 벌어지던 경기 8회초, 어린 고양이가 경기장 안으로 들어와 경기가 잠시 중단 됐다.
등장한 고양이는 관중들의 환호성에 놀라 펜스를 넘어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위해 여러 번 점프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미끄러져 냥존심에 굴욕(?)을 남긴 채 경기요원이 열어준 문으로 빠져나갔다.
고양이가 야구장 안으로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사직구장에서도 고양이가 유유히 활보한 적이 있다. 이때 등장한 회색 고양이는 엄청난 점프력을 이용해 펜스 담장을 넘어 사라져 관중들의 환호를 받았다.
매년 야구경기 도중 고양이의 등장은 심심찮게 일어난다. 펜스로 사방이 막힌 야구장에 고양이가 어떻게 들어가는 걸까?
한 야구 경기장 관계자는 이는 경기장 구조와 주변 환경, 두 가지에 이유가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야구구장들은 오래돼 곳곳이 보수해야할 곳이 많다. 이렇다 보니 고양이가 살기 아주 적합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데 주로 배관시설 등에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그 개체수도 수십에서 수백 마리 정도 된다하니, 많은 고양이 중 한마리가 길을 헤매거나 마실 삼아 경기장에 등장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배관 사이의 틈을 이용해 경기장 안으로 들어오니 경기요원들의 눈에도 미처 발견되지 못한다.
야구경기를 관람하면서 관중들이 먹는 치킨, 간식 등도 고양이가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고 한다. 경기 후 미처 치우지 못한 닭뼈 등은 고양이의 주식이 된다. 사는 곳과 먹을거리가 제공되니 어찌 이곳을 떠날 수 있을까.
한 야구 전문기자는 "야구구장에 고양이가 나타나는 경우는 자주 일어난다며 특히 롯데 사직구장에 많다"고 말했다. "가끔씩 고양이가 나타나면 관중들은 이벤트처럼 감독이나 선수들은 작전타임으로 여겨 경기 흐름이 바뀌기도 한다. 다만, 이에 대해 불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