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인구가 늘어 나면서 이쪽도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애견·애묘 카페에서부터 용품할인매장에 애견숍, 동물병원까지 다소 과장을 더해서 자고나면 새로운 매장이 생기고 있다. 이마트나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이 날로 펫사업을 확장해 가고 있고, 온라인 시장도 무시못할 정도로 커져가는 모양새다.
우리 가게가 있는, 중심지라고는 절대 할 수 없는 경기도 광명도 이런 흐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광명을 안다손 쳐도 철산리, 소하리(당연히 지금은 동이다)로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 여전히 있다. 하지만 분당을 포함하는 성남에는 미치지 못해도 광명도 개 키우는 분들이 많다. 각종 오프라인 모임도 활성화돼 있어 가게 평판에도 꽤 신경을 써야 한다.
불과 두달 전 우리 가게에서 1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대형 동물병원이 하나 생겼다. 여기서 '대형'이라는 뜻은 병원의 바닥 면적이 넓다는 뜻이다. 요즘 젊은 수의사들은 혼자서는 기존 1인 동물병원과는 경력면에서 승부가 어렵다고 보고, 아예 처음부터 두셋이 모여서 개원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도 이런 유형에 속한다고 보면 되겠다.
원래 은행 지점 자리의 절반에 둥지를 튼 병원이 생기면서 길하나를 두고 동물병원만 3곳이 됐다. 그 병원 옆옆 건물에는 20년은 족히 된 1인 동물병원이 있고, 이 병원 길건너에는 지난해 생긴 1인 동물병원이 있다. 대형병원의 등장에 기존 두 개의 병원들은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런데 이건 나도 마찬가지다.
대형병원은 진료는 물론이고 용품판매에 교배, 분양, 미용, 호텔까지 하지 않는 것이 없다. 대형병원이 들어서기 전 토박이에 가까운 원장님은 사실상 진료와 용품판매 만을, 그리고 지난해 생긴 동물병원도 호텔 서비스에는 손을 댈 여력이 안됐다. 그래서 두 병원의 틈바구니 속이지만 우리 가게가 크게 나쁠 것은 없었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해질 것은 어느 정도 예견했던 일이다. 설마했던 것이 현실화됐을뿐. 대형 동물병원이 생기기 전 토박이 원장님께서 저녁 자리에서 나에게 합치는게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해 오셨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이전에 왕래가 있어 그 원장님은 내쪽으로 미용 손님도 소개해 주고는 하는 사이인데 대형화 흐름에 맞서 보자는 생각이었을 듯싶다.
그 자리에서는 얼버 무렸으나 요새 들어 그 제안이 떠오르는 때가 종종 있다. 예상했던 것과 당장 내눈앞에 닥친 것과는 차이가 있으니.
예전 지금 가게 말고도 영등포에 분양전문샵을 냈던 적이 있다. 지인과 동업을 했는데 두 달 만에 접은 아픈 기억이 있다. 지인에게 일이 생긴 것도 있지만 오픈한 지 얼마안 돼 멀지 않은 곳에 대형 분양숍이 등장한 것이 더 컸다.
문을 열었을 무렵에는 기대 이상이었다. 그런데 그 대형 가게가 문을 열자마자 매출 감소가 눈에 띌 정도가 됐다. 특히 그 가게는 인기를 끌만한 개들은 거의다 싹쓸이하다시피 할 정도로 돈이 많았다. 결국 인테리어비를 날리고 한동안 쓰라린 속을 다잡아야 했다.
'우리동네 애견숍 24시'는 경기도 광명시 하안동에서 12년째 하안애견을 운영하고 있는 전광식 사장님의 경험을 담아낸 코너 입니다. 전 사장님은 모습은 다소 거칠어 보일지라도 마음만은 천사표인 우리의 친근한 이웃입니다. 전광식 사장님과 함께 애견숍에서 어떤 일들이 있는지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