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한 때 SNS와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던 '롱보드 여신'을 기억하는가?
보드에 몸을 싣고 거침없이 질주를 하는 그녀의 모습에 누구나 한 번 쯤은 넋을 놓고 해당 영상을 봤을 것이다.
여기 그 뒤를 잇기 위해 첫 발을 내딛은 ‘인싸’ 고양이가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파리지앵 4년차 고양이 먼지에용'이라는 글과 함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 속 고양이는 얌전히 보드 위에 자리를 잡고 앉아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집사가 슬며시 뒤에서 밀어주니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표정과 행동만 봐서는 '재미가 없나 보다' 싶지만 뒤이어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바로 고양이가 직접 발을 구르면서 보드를 탄 것.
이에 집사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오오'라는 감탄사만 계속 내뱉는다.
해당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역시 유학파는 달라", "마지막까지 시크함을 잃지 않는 멋진 모습!"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파리에서 유학 중이라는 먼지의 집사 효 씨는 "친구가 유학을 정리하고 한국에 돌아가면서 보드를 주고 갔는데 제가 잘 못 타서 몇 년 째 방치를 해뒀어요"라며 "너무 아까워 벼룩시장에 팔려고 사진을 찍고 글을 쓰고 있는데 먼지가 그 위에 앉아 있더라고요"라고 말했다.
이어 "슬쩍 밀어줬더니 꽤나 마음에 들었는지 조금 있다가 바로 저렇게 타더라고요"라며 "아주 가끔 보드 위에 올라가서 앉아 있었는데 이제는 타기까지 하니 결국 보드는 팔지 않고 먼지를 주기로 했어요"라고 영상 속 상황을 설명했다.
먼지는 효 씨가 20살 때 만난 고양이다.
자취를 하게 되면서 입양을 알아보던 효 씨는 대학교수의학과 동아리에서 운영하는 유기견, 유기묘 센터의 인터넷 카페를 통해 먼지의 사연을 알게 됐다.
‘한 고양이 공장이 망하면서 고양이들이 불법 유기됐는데 그 중 구조한 아이들의 가족을 찾고 있다’는 글을 본 효 씨는 입양을 결심했다.
먼지는 예쁜 주황색과 레몬색 눈을 가지고 있지만 유기 당시 한쪽 눈을 다치는 바람에 아직도 눈동자에 하얀 상처를 가지고 있다.
그래도 지금은 효 씨의 사랑과 관심 덕분에 처음 만났을 때보다 상태가 많이 나아졌고 털뚠한 매력을 뿜뿜하고 있다고.
파리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현재까지 먼지와 함께 한 시간은 총 7년. 나이가 꽤 있음에도 먼지는 누구와 견주어도 지지 않는 애교쟁이란다.
‘안 돼’, ‘이리와’, ‘기다려’ 등 간단한 명령어들을 알아듣는 것은 기본. 가끔은 너무 사람처럼 행동해서 효 씨를 놀라게 한다는데.
"먼지가 없었다면 유학생활을 버티지 못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갔을 거예요"라며 효 씨는 먼지를 향한 각별한 애정을 보여줬다.
마지막으로 효 씨는 "먼지야. 7년 동안 그래왔던 것처럼 아프지 말고 밝고 명랑하고 똑똑하게 나랑 오래 살자"라며 "나랑 같이 파리에 살면서 적응 잘 해줘서 너무 고마워"라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