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 가득 메운 반려동물 영양학 보호자 세미나
[노트펫] "보호자들이 이렇게 전문적인 강의를 들을 기회가 별로 없는데(특히 영양학) 궁금해도 물어볼 곳도 없고 전문성 있는 것도 없고...체계적으로 강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아이들에게 딱 필요한, 아니 제가 공부할 것들을 공부하며 3시간이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갔어요."
지난 28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학교 수의과학관에서 열린 보호자 대상 반려동물 영양학 세미나. 100% 가까운 참석률로 반려동물 영양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나타냈다.
반려동물영양 전문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KNRC)가 지난해 4월 설립 이후 처음으로 마련한 '2019 KNRC 영양학 세미나'였다.
세미나는 1교시 '반려동물을 위한 고급 영양학'과 2교시 '항상화 영양소와 오메가3는 왜 먹어야 할까요?'로 나눠 각 교실마다 사전에 신청한 100명을 대상으로 3시간 씩 진행됐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고 게다가 1만원을 참가비를 내고 참석하는 자리였지만 강연장은 가득 찼다.
항상 북적대는 반려동물 행동교정 세미나와 달리 영양 관련 세미나는 수년 전까지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모집 과정에서 신청 미달로 아예 세미나를 접기도 했다.
하지만 나이든 반려견과 반려묘가 늘어나는 가운데 반려동물 먹거리에 관심이 높아지고, 특히 첨가제 등 기성 사료에 대해 의심을 품는 이들이 늘면서 반려동물 영양은 빼놓을 수 없는 분야로 올라섰다.
이날 참석한 이들 대부분이 주기적으로 강아지와 고양이의 먹거리를 직접 만들어 먹이는 이들이었다. 화식과 생식을 합쳐 일컫는 자연식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가 영양을 다루면서 반려동물 자연식을 내놓고 있는 만큼 '집밥'을 만들어주면서도 '내가 제대로 하고 있나' 자신감이 없던 이들에게는 안성맞춤이었다.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 대표이자 한국영양전문동물병원장인 정설령 원장은 반려동물 자연식을 할 때 특히 3가지 사항에 신경쓸 것을 권고했다. 정 원장은 국내 반려동물 영양학의 선두주자 중 한 명이다.
안전한 식재료의 사용과 영양소 균형, 위생이 그것이다. 양파나 마늘, 토란 등 강아지나 고양이에게 위험한 식재료를 사용해서는 안되며, 자연식으로 인해 결핍될 수 있는 영양소를 보충해 줄 필요가 있고, 자연식의 문제로 항상 거론되는 위생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13년 미국에서 자연식 레시피 200여 가지를 분석해본 결과, 6.5%는 양파 등 유해 원료를 포함하고 있었고, 95% 이상은 최소 한가지 영양소가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연식을 하면서 원료의 안전성과 함께 영양소 결핍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할 필요가 있다는 권고다.
정 원장은 하지만 완벽한 자연식을 만들기 위해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면서 자연식에 대해 너무 어렵게만 접근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사람이 먹는 집밥 역시 매끼마다 완벽한 영양 균형을 맞출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정 원장은 "자연식의 기본인 위생은 당연히 확보해야 하지만 보호자들이 어려워하는 영양균형은 장기간의 문제로 여러 재료를 사용해가며 만들어 급여하면 된다"며 "자연식에서 부족하기 쉬운 아연과 EPA/DHA, 비타민D 등의 영양소를 별도로 챙겨주는 것으로 균형을 충분히 맞춰갈 수 있다"고 권고했다.
한국반려동물영양연구소는 이날 세미나 내용을 자연식을 하는 이들 뿐 아니라 일반 사료에 대해 궁금해 하는 이들도 알 수 있도록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에 게시할 예정이다.
허지윤 반려동물영양연구소 부사장은 "우리의 소중한 존재들에게 줘야 하는 먹거리는 최고 수준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수준 낮고 눈속임으로 만든 제품들을 먹이지 않으려면 보호자 스스로 알아야할 필요가 있고, 반려동물 식이문화도 개선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