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고사리가 촬영한 셀카. |
[노트펫] 영국이 기후변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해 식물에서 전력을 얻는 실험에 성공했다.
런던동물학회(ZSL)는 공작고사리가 식물계에서 최초로 셀카(셀피)를 찍었다고 발표했다고 영국 공영방송 BBC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작고사리(maidenhair fern) ‘피트’는 20초마다 셀카를 찍었다. 피트가 생산한 에너지 중 여분으로 미생물 연료전지를 충전시켜, 카메라 전력을 얻었기 때문이다.
공작고사리가 찍은 셀카. |
ZSL은 올해 초 런던동물원의 우림생태 전시관에 미생물 연료전지를 설치했다. 미생물 연료전지는 화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키는데, 피트가 생산한 여분의 에너지가 토양 미생물과 연료전지를 매개로 전기 에너지로 바꾼 것.
연료전지 1개가 전력 0.1밀리와트를 생산할 수 있다. 실험에서 이 연료전지들을 여러 개 연결해서 20초마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전력을 얻었다.
다큐멘터리나 생태계 연구에 쓰이는 촬영장비인 카메라 트랩. |
이 실험의 목적은 연구진 없이 식물이 야생에서 카메라 트랩(야생 관찰에 주로 쓰이는 촬영장비)과 센서에 전력을 공급하도록 식물을 이용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데 있다.
그늘을 좋아하는 공작고사리는 태양전지를 쓸 수 없는 깊숙한 우림에서 낮은 수준의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어서, 기후 변화 환경에서 우림 생태계의 변화를 추적 관찰하는 연구에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공작고사리 셀카 장비를 장치하는 알 데이비스. |
알 데이비스 ZSL 에너지보존기술 전문가는 “태양 전지판이 햇빛에 의존할 동안 전지를 교체해야 하듯 전력원 대부분이 한계를 가지지만, 식물은 그늘에서 살 수 있고 태양광을 최대로 흡수할 수 있게 위치를 바꾼다”며 “식물 에너지의 잠재력은 거의 완전히 무한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런던동물원은 공작고사리 피트가 셀카를 찍는 과정을 대중에게 공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