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고양이는 초연(超然)한 성격의 소유자다. 하루 종일 주인과 함께 하고 싶어 하는 개와는 전혀 다른 동물이다. 그렇다고 고양이가 자신의 주인에게 완전히 무심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고양이도 물론 주인을 좋아한다. 그리고 주인과 같이 놀고 싶어 한다. 물론 그 빈도는 개와 다르다. 현저히 떨어진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은 개가 주인과 놀고 싶어 한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시간을 내서라도 자신의 개와 산책을 하거나 공놀이를 한다. 하지만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 중에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하는 주인도 적지 않다. 고양이에게는 밥이나 물만 주면 책임을 다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개는 자신의 감정을 주인에게 잘 표현한다. 예전에 키웠던 미니어처 슈나우저(Miniature Schnauzer)는 산책을 가고 싶으면 목줄을 입에 물고 주인의 앞으로 왔다.
토이 푸들(Toy Poodle)은 공을 물고 주인의 무릎에 얌전히 떨어뜨리기도 했다. 시추(Shih Tzu)의 경우, 자신의 요구에 주인이 따르지 않으면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표정을 지었다. 시추의 그런 얼굴을 보면 만사를 제쳐두고 같이 놀아주지 않을 수 없었다.
적극적인 성향을 가진 고양이들도 개들처럼 주인에게 감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예전에 키웠던 고양이는 책상 위로 올라와서 물건을 종종 아래로 떨어뜨렸다. 처음에는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고양이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었다.
고양이는 영리한 동물이다. 그래서 떨어뜨렸다가 깨질만한 물건들은 잘 떨어뜨리지 않는다. 가볍고 작아서 떨어뜨려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들만 떨어뜨렸다. 지우개, 종이 뭉치 등이 단골 낙하 메뉴였다.
고양이가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은 자신이 심심하다는 것을 주인에게 알려주는 것이다. 이는 고양이가 주인에게 같이 놀아달라는 것을 고양이의 언어로 정중하게 제안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고양이는 물론 사람의 말을 하지 못한다. 그러니 책상에서 문서작업을 하는 주인에게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다.
만약 자신의 고양이가 그런 행동을 하면 바빠도 같이 놀아주는 게 좋다. 고양이는 긴 시간 놀아줘야 하는 개와 다르다. 개는 인내력과 지구력이 고양이에 비해 강하지만 고양이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5~10분만 놀아줘도 고양이는 만족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자신의 고양이가 그런 해피 타임을 가질 수 있다면 당연히 짧은 시간을 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개과동물들은 사냥을 할 때 상당한 거리를 추격하여 먹잇감을 사냥한다. 하지만 고양잇과동물들은 매복한 상태에서 먹잇감을 기습한다. 만약 그 차이점을 이해한다면 개와 고양이가 가진 차이점을 이해하는 데 보다 도움이 될 것이다.
이강원 동물 칼럼니스트(powerranger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