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측 "김 모씨 사과 없고, 거짓말 일관..형량 낮아"
[노트펫] 법원이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한 화성 고양이 '시껌스' 살해 사건 피의자에게 실형 6개월이 구형됐다. 경의선 숲길 고양이 자두 살해범에게 실형 6개월이 선고된 이후 동물학대범 재판에서 실형 구형 사례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
12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경기도 화성 연쇄 고양이 살해 사건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의자 50대 김모씨에게 동물학대 등 동물보호법 위반과 재물손괴 혐의를 적용해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모 씨는 지난 6월25일 새벽 경기도 화성의 한 미용실 앞에서 시껌스라는 이름을 가진 고양이를 바닥에 격하게 패대기쳐 죽게 만들었다. 이 모습은 미용실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사건이 처음 알려졌을 때 시껌스는 주민들의 사랑을 받던 동네 길고양이로 알려졌으나 실은 주인이 있었다. 미용실 부부가 2년 여 동안 시껌스를 집안에서 재우기도 하면서 돌봐왔고, 특히 사건이 발생하기 한 달 전에는 중성화수술도 해준 상태였다.
시껌스 살해에 분노한 주민들이 직접 범인을 잡겠다고 나섰고, 사건 발생 이틀 만에 50대 김 모씨가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이 집에 찾아갔을 당시 새끼 고양이를 데리고 있었던 이 남성은 시껌스 외에 자신이 기르던 고양이 한 마리도 죽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은 처음엔 이전의 동물학대범 처리 관행대로 벌금형으로 끝날 뻔했다. 실제 검찰은 사건 송치 사흘 만에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물론 동물보호단체, 또 사건에 분노한 시민들의 탄원이 이어지면서 법원이 약식기소를 뒤집고 직권으로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지난 10월말 열렸던 1차 공판에서 판사는 "중대하고 심각한 사안"이라며 형량 재조사를 명령했고, 검찰이 실형을 구형하는 단계에까지 왔다.
지난 9월 시껌스를 그리워하면서 주민들이 가져다 놓은 추모 꽃다발. 사진 동물자유연대 |
시껌스의 60대 여주인은 노트펫과의 통화에서 "경의선 숲길 고양이 자두 살해범은 반성의 기미라도 보였다지만 김 모씨는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특히 "법정에서도 하지도 않은 사과를 했다하고, 시껌스가 할퀴어서 죽였다는 등 거짓말을 일삼고 있다"고 형량에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더 이상 새끼 낳지 말고 편안해 살라고 중성화수술을 해줬고, 그 상처가 아물어 예전처럼 뛰어다닐만 해졌을 때 끔찍한 일을 당했다"며 "죽기 전 제대로 뛰어놀지도 못하고 가게 한 것이 너무나 후회스럽다"고 울먹였다.
김모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달(1월) 16일 열린다. 경의선 숲길 고양이 살해범에 이어 실형이 선고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