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엄지환 씨 제공(이하) |
[노트펫] 이솝우화 '토끼와 거북이'는 달리기 내기에서 월등히 빠른 토끼가 게으름을 피우는 동안 느림보 거북이가 쉬지 않고 노력해 결국 승리를 차지하는 내용이다.
느리지만 천천히 노력하는 자가 승리할 수 있다는 값진 교훈을 전해준다.
그런데 거북이가 승리한 비결이 성실함이 아니라 달리기 실력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거북이는 느리다'라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다르게 충격적인 반전을 보여주는 거북이의 영상이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거북이 '까맹이'의 보호자 지환 씨는 최근 여과기 교체를 위해 수조에 있던 까맹이를 밖으로 잠시 꺼내줬다.
늘 수조에서 느릿느릿 움직이던 까맹이의 모습을 봐왔던 지환 씨.
그런데 까맹이는 수조 밖에 나오자마자 그야말로 물 만난 물고기나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고양이 못지않은 '우다다'를 선보이며 우사인볼트 같은 빛의 속도로 달리는 모습에 지환 씨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지환 씨는 "머스크나 머드터틀 같은 일부 물거북이가 육지에서 빨리 움직이는 걸 알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뛰는 모습에 놀랐다"며 "나중에 들어보니 사육하는 다른 분들의 거북이들보다도 까맹이가 빠른 것 같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거북이다 보니 혹시 작은 틈에 들어가 곤란해질까 걱정이 돼 서둘러 잡았다"며 "영상이 급히 끊기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어서 와~ 이런 거북이는 처음이지?" |
지환 씨는 촬영한 영상을 SNS에 올렸고, 6천 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며 큰 관심을 받았다.
해당 영상을 접한 사람들은 "거북이 느리다는 거 다 옛날에 지어낸 거짓말이었어", "거북이도 우다다를 하다니", "그동안 거북이를 느리다 생각했던 거 반성합니다", "나보다 빠를 듯"이라며 거북이의 숨겨왔던 달리기 실력에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환 씨는 "이렇게 많이 관심을 가져주실 줄 생각도 못 했는데, 갑자기 까맹이 인기가 솟아오르니 막 얼떨떨하다"며 "까맹이의 우다다를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또한 "토끼와 경주를 하면 누가 이길 것 같냐"는 장난스런 질문을 건네자 "아마 물과 육지에서 두 곳 모두에서 살 수 있는 수륙양용(水陸兩用) 거북이가 이기지 않을까 싶다"고 웃으며 답했다.
까맹이(왼쪽)와 카라멜(오른쪽) |
까맹이는 레드칙머드터틀(Red cheeked mud turtle)이란 종으로, 지환 씨와는 3개월 전에 가족이 됐다.
일명 '개북이'라고 할 정도로 강아지 같은 성격이라, 지환 씨가 어항 근처로만 가면 다가오고, 손가락을 갖다 대면 졸졸 따라온다고.
까맹이는 친구인 스트라이프넥 머스크터틀(Stripe neck musk turtle)종인 '카라멜'과 한 수조 생활을 하고 있단다.
"나도 우사인터틀을 꿈꾼다!" |
거북이만의 매력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지환 씨는 "털 날림이나 냄새 등의 걱정 없이 한정된 공간에서도 느긋하게 키울 수 있다는 점이 좋다"며 "특히 까맹이 같은 개북이와 만나면 두 배로 재미나다"고 말했다.
"우리 가족 평생 꽃길만 가자!!!!!!" |
"최근에 알바와 시험 기간이 겹쳐 여러모로 신경을 덜 써준 것 같다"며 미안함을 표현한 지환 씨.
"그런데도 활발하고 튼튼하게 자라주고 있는 개복이와 카라말에게 고마울 따름이다"고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