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거루에게 먹이를 주는 페이턴 하그. |
[노트펫] 취해서 술값을 내는 사람은 많지만, 취해서 캥거루를 입양한 사람은 그가 유일해 보인다. 미국 남성이 매주 통장 계좌에서 5달러가 빠져나가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알아보다가, 새해 전날 만취해서 아기 캥거루를 입양한 사실을 지난 2월 말에야 깨달았다고 온라인 매체 보어드판다가 지난 5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미네소타 주(州) 최대 도시 미니애폴리스에 사는 페이턴 하그(22살)는 지난달 말 갖가지 요금제를 정리하다가 이상한 이체를 발견했다. 지난 1월 2일부터 매주 통장에서 5달러(약 6000원)가 빠져나갔다.
그리 많은 돈도 아니고, 음악 스트리밍업체 스포티파이, 영상 스트리밍업체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월정액 등 다달이 가입한 요금제가 많아서, 그는 그동안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계좌이체가 두 달이나 계속된 후 그는 비로소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보통 가입한 요금제가 다달이 나가는 데 반해, 이것은 주마다 잔고를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그는 이메일 영수증을 들여다봤고, 5달러의 수금처가 야생동물·환경단체란 사실을 확인했다.
하그가 지난해 12월31일 취해서 세계자연보호기금(WWF) 프로그램을 통해 아기 캥거루 ‘퍼피’를 입양한 사실을 깨달았다!
$5 a week has been coming out of my bank for months and i only just realized i adopted a kangaroo named Poppy on New Year's Eve while i was destroyed
— peytøn (@peytnhaag) February 26, 2020
하그는 오스트레일리아 남부 도시 애들레이드에서 5개월간 공부했는데, 애들레이드는 캥거루의 고장이기도 했다. 그 인연으로 그는 오스트레일리아 산불 소식을 접하고 남일 같이 여기지 않다가, 취중에 행동으로 옮긴 것.
그는 지난 2월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한 주에 5달러가 내 은행 계좌에서 몇 달간 나갔고, 나는 새해 전날 취해서 퍼피라는 이름의 캥거루를 입양했다는 사실을 방금 깨달았다”며 “나는 오늘까지 이 쪽지를 이해하지 못했는데, 내 자신이 밉다”고 털어놨다.
하그가 트위터에서 입양을 독려하기 위해 공유한 아기 캥거루 사진. |
이 글은 6일 현재까지 42만건 가까운 ‘좋아요’를 받으며 화제가 됐다. 하그는 누리꾼의 관심을 캥거루 입양 캠페인으로 돌려,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 그는 트위터에서 캥거루 후원단체 3곳을 추천하면서, 아기 캥거루들의 사진도 공유했다.
하그의 조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WWF 프로그램이 자신의 기부금 전액을 캥거루에 사용하지 않는다는 사실까지 찾아내고, 후원을 중단했다. 그 대신에 그는 다른 재단을 통해서 캥거루 2마리를 입양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