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물 수도 있어. 웬만하면 안 만지는게 좋아" 40대 A씨가 엘리베이터 안이나 산책길 아이들이 다가 왔을 때 하는 말이다.
자신의 개가 귀여우면 슬쩍 남들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마련. 때로는 아이들이 자신의 개를 보고 '귀여워' '예쁘다' 이런 말들을 할 때 기분이 좋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에 마음대로 만지거나 다가오게 했다가는 자칫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무심코 내 뱉는 말 중에 조심해야 할 말이 '우리 개 안 물어요'다.
주인을 무는 개는 밥먹을때 혹은 아픈 곳을 만졌을 때 빼고는 거의 없다. 하지만 다른 이들에게도 그럴까?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평소 자신의 실키테리어 짱이가 순하다고 생각했던 20대 B씨는 얼마전 깜짝 놀랐다. 짜장면을 배달하러 온 배달원를 손쓸 겨를도 없이 짱이가 물어 버린 것. 배달원이 갈 때까지 연신 죄송하다는 말을 해야했다. 치료비 이야기가 안 나와서 정말 다행이었다.
특히 무턱대고 다가오는 아이들은 개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스트레스가 될 수 밖에 없다. 무리 동물인 개한테 아이들은 다른 무리의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개를 만지는 것을 허용해 줬는데 할퀴거나 물려고 하거나 으르렁 거리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40대 A씨 역시 개보다 뒤늦게 태어난 둘째가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개가 둘째에게 으르렁거리는 것을 종종 보면서 가슴을 쓸어 내린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사실 이런 방어적인 행동은 사람들과의 마찰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산책길 개가 다른 이들을 보고 짖었다고 생각해 보자. 다른 이들이 개를 성가시게 해서 혹은 난데없이 꼬리를 홱 잡아당겨 그런 일이 벌어졌어도 약자는 개와 개주인이 될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왜 제대로 교육도 시키지 않은 사나운 개를 끌고 나온거냐. 다치면 물어낼 거냐' 이런 핍박을 받는게 현실이다. 작은개든 큰개든 사정은 마찬가지.
외출할 때는 다른 이들을 배려해서 반드시 목줄과 배변봉투를 지참해야 하고 더불어 혹시 생길 지 모를 번거로운 일을 피하기 위해서는 아예 다가오지 않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개가 입고 있는 옷에 '다가오지 마세요"라는 문구를 다는 보호자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는 셈이다.
어린 아이들에게는 개를 대하는 방법을 미리 가르쳐줄 필요도 있다.
보호자가 없는 개와 마주쳤을 땐 급히 뛰어 도망가거나 큰소리를 지르지는 행위, 처음 봤는데도 빤히 쳐다보는 행위는 개의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다.
다른 집의 개를 만지고 싶을땐 '개를 만져도 되나요?'라고 묻도록 하는 습관이 몸에 배게 해야 한다. 개가 으르렁거리거나 꼬리를 동그랗게 접을 경우엔 절대 만지지 않도록 주의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